파리의 거리
각운 하나 찾기 위해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고
돌부리에 채이듯 낱말에 발이 걸려 휘청한다.
가끔은 옛날에 꿈꾸던 시행과 마주친다.
- 보들레르, <태양> 중에서 -
도시의 거리를 영감의 무대로 삼았던, 보들레르의 어느 시구절로 대신할 수 있을까? 결코 이상에 닿지는 못해도, 또 이상이란 것이 안목의 성장과 더불어 항상 뒤로 밀리기 마련이기에, 그 이상에 닿기 위한 부질없는 노력으로 날이 가고 달이 가는 글쟁이들의 삶. 그러나 또 그 이상을 향해 걸어가는 와중에 채이는 걸음들이 모여 ‘페이지’와 ‘권’을 이루고, 그러다 보면 가끔씩은 정말 마음에 드는 문장도 쓰여지고...
그러니 일단 계속 앞으로 걸어 나아가다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던 발자국들 뒤로, 나의 문체와 마주친다. 그것들 중 숱한 걸음은 잘못 들어선 길에서의 오류였을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