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편집장 Jun 25. 2023

미셸 푸코 - 글쓰기와 인생

버몬트 대학 강연 중에

"만약 책을 쓰기 시작할 때 결론에 이르러 무엇을 언급할지를 안다면 여러분은 그 책을 쓸 만한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글쓰기나 연예 관계에서 진실로 들러나는 것은 역시 인생에서도 드러납니다. 이 게임은 최종적으로 일어날 일을 알지 못하는 한에서 가치를 지닙니다." - 미셸 푸코, 버몬트 대학 강연 중에 -


  편집 업무를 맡은 이후, 출간 경험이 처음이신 저자 분들과 자주 나누는 이야기도 그런 우연성과 불확정성에 관한 것이다. 처음의 구상과는 다른 형태로 탈고가 되기도 하고, 애초에 가고자 했던 목적지와는 다른 곳에서 내리는 결말이 더 나은 완결일 때도 있고... 처음에는 막연해도 쓰는 중간에 선명해지기도 하고, 어느 순간 돌아보면 나도 모르게 이미 어떤 방향성으로 써 내리고 있었던 경우이기도 하고... 무엇으로 완성하고자 쓰고 있는 것인지를 실상 작가 자신도 모를 때가 있다.


  인생이 그렇기도 하잖아. 기획대로 계획대로 흘러가는 시간도 아니거니와, 그 기획과 계획 바깥에서 보다 나은 기획과 새로운 계획이 발견되기도 하고... 사랑이 그렇기도 하잖아. 정말이지 잊지 못할 것 같았던 사연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연으로 다시 사랑하고 잊어가고 추억하고... 우리의 삶을 한 권의 책에 비유한다면, 뒷페이지를 어떤 이야기로 채워나갈지는 작가 자신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세네카 명언 - 미래를 위한 준비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