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젝, 헤겔의 변증법
프로이트가 그의 연구 <부정 Die verneinung>에서 그 애매성을 주장하고 확대시키는 ‘부정’은 욕망과 무의식적인 사고의 양상을 무의식에 도입하는 한 과정이다. “그 결과 억압된 일종의 지적 수용이 일어나고, 그때 억압의 근본적인 것은 지속된다.” “부정의 상징을 이용하여, 사고는 억압의 제한들을 넘어선다.” 부정을 통하여 “그러므로 표상 혹은 사고의 억압된 내용은 의식에 이를 때까지 뚫고 나아갈 수 있다.” 무의식적인 욕망과 투쟁하는 환자들의 방어(“아니야,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말은 정확히 부정된 형태 밑에 깔린 그 사랑의 고백을 의미한다)에서 관찰할 수 있는 그러한 심적 과정은 논리적이고 언어학적인 상징을 생산하는 과정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지젝이 헤겔의 변증법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써보자면...
부정이란 건 단순히 대상에 대한 배제와 소외가 아니라는 것. 그 부정의 흔적까지 끌어안고서 밀고 나아간다. 크리스테바가 언급한 사례로 받아보자면, 더 이상 그를 사랑하면 안 될 상황이라면 부정으로밖에 저 자신을 지켜낼 수 없겠지만, 그 부정 속에도 이미 그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는 것. 그 부정을 통해 되레 한 번 더 그 사람을 떠올리는 거니까. 정말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런 부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잊혀진 상황일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