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P FRM 공부와 시험
FRM을 가르치는 곳은 금융권 최고 자격증인 CFA에 비해서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강의의 질은 정말 좋다. 파트1 공부를 하면서 와우패스와 이패스코리아 (KOSFI) 의 샘플강의를 들어보았는데 이패스코리아의 강사님들이 더 오랜기간, 그리고 효과적인 교수법을 사용하는 것 같아 해당 강의를 신청했다.
가격은 50~60만원 사이에서 수강할 수 있으며 슈웨이저 노트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중고나라 같은 곳에서도 가끔 10~20만원 정도로 새책을 파는 분도 있다. 몇몇 분들은 제본을 해서 공부를 했던 분들이 있는데 지극히 주관적으로는 중고라도 슈웨이저노트를 사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가독성을 많이 중요시하기 때문에)
파트1과 마찬가지로 강의는 1번만 듣는다고 생각하고 1.2~1.4배속으로 수강하였다. 학교에서 15학점을 들으면서 준비를 했기 때문에 10주정도의 준비기간동안 남는시간에 책을 여러번 본다는 준비를 했다. 하지만 실제로 책은 2회독 정도밖에 하지 못했고, 이패스에서 제공하는 문제풀이 강의는 풀어보지도 못하고 시험장에 가버렸다. (파트 1에서는 문제풀이 강의도 다 수강하였음.)
첫 과목은 그 이름처럼 Market Risk에 대한 개념을 다룬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이자율위험, 가격위험 (주식의 가격 변화 등), 환율 위험 등이 바로 시장위험이다. 이러한 Risk factor들에 대한 이해가 주요 내용이며 30%정도는 채권론도 다룬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것들의 변화 민감도에 대한 부분이다. BSM(블랙앤 숄즈 머튼 모델)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개념이해가 편하다. 학부에서 보통 블랙 숄즈 머튼을 유도하는 부분 까지는 배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강의에서는 잠깐이나마 유도과정도 배운다.
Sensitivity Analysis라고 하여 각각의 민감도 (ex. 델타, 감마, 쎄타 등) 지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각 개념에 대한 이해도 정확히 해야 한다. 미적분을 어느정도만 알아도 이해는 어렵지 않고 약간의 암기도 필요한 부분이다. 처음엔 어렵지 않게 느껴지지만 공부를 할 수록 이런 저런 개념들이 섞이기 시작하면 헷갈렸던 기억이 난다.
상경계 학부 3~4학년 내용의 수업을 들었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약간 생소한 개념을 볼 수도 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바로 2과목이었다. 우선 학부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이 다수 등장한다. Merton Model이라는 기업가치 평가모형을 필두로 해서 여러 통계적, 수리적 개념들이 등장을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신용위험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대출' 관련 밖에 없기 때문에 잘 와닿지 않는 개념들이 많다.
일단 Credit Risk가 무엇인지 잘 알아두어야 한다. 채무자, 채권자, 부도율(Probability of Default), 부도시 손실액(Loss given default), 예상 손실액 (Expected Loss) 등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관련 내용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외에 개별적으로 등장하는 (머튼 모델과 같이) 여러 금융 이론들이나 모델에 대해서는 따로따로 정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2과목은 필수적으로 서브 노트를 만들어 정리해보고 생각날때마다 찾아보고 복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과목에서는 운영위험, 그리고 통합위험이라는 개념을 먼저 배우는데, 이 내용이 70%이상이다. 각각의 개념과 여러 케이스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대부분 암기형식이고 그냥 시간날 때 책을 주욱 읽어보면 된다. Operational VaR에 대한 계산 부분도 등장하게 되는데 이것또한 암기를 해야 한다.
나머지 30%는 은행을 규제하는 바젤 위원회 (Basel Committe)의 규약에 대한 내용이며 이 역시 암기이다. 과거의 Basel 1부터 현재의 Basel 3까지 어떤 요소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잘 알아두어야 한다.
생각보다 시험에서 지엽적인 부분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살짝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책을 본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 과목이다. (가장 두꺼운 분량을 자랑한다..)
4과목은 파트1의 3과목처럼 가장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과목이다. 투자와 금융상품에 관련되어 아예 모르는 것을 배우는게 아니라 조금씩 아는 것들을 더 심화적으로 배울 수 있다.여러 투자 전략과 부동산 투자, 헷지펀드 투자, 파생상품 등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 5과목인 Current Issue는 말 그대로 최근에 리스크 관리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주제들이 내용으로 들어가있다. 매년 바뀌는 범위에서 가장 많이 바뀌는 부분이기도 하다. 2016년 11월 시험에는 <플래시 보이즈>라는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HFT(high frequency trading)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슈퍼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밀리세컨즈 단위의 거래가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사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듯이 공부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유동성(Liquidity)과 CCP(Central Counterparty)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 거래소가 1개 뿐인 우리나라에서는 잘 느낄 수 없지만, 거래소끼리 경쟁을 하는 미국의 금융과 CCP라는 새로운 금융 조직의 등장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5과목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은 아니기때문에, 강의내용을 잘 상기하며 슈웨이저 노트만 몇 번 읽는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 한가지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은 파트 1에서 배웠던 VaR(Value at Risk)라는 개념을 각
과목마다 Market VaR, Credit VaR, Operational VaR등으로 등장하고, 각각의 개념, 장단점, 계산법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
파트1보다 공부량이 훨씬 적었던 탓에 많은 긴장을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파트 2시험은 파트1보다 더 어려웠고 특히 세트형문제가 6세트정도 출제되었는데 상당히 긴 지문을 읽고 3~6문제를 푸는식이었다. 지문에는 정말 많은 금융 기관, 리스크 팩터, 외부 충격 등이 묘사되어 있어서 필기를 하면서 풀어도 많이 어려웠다. (이 부분에서 많이 찍었다..) 그래서 파트2 시험때는 세트형 문제들은 가장 나중에 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난이도도 정말 어렵고 머리가 정말 아프도록 꼬아져있다.
입실 전 계산기가 갑자기 고장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꾸역꾸역 시험을 치뤘고 정말 많은 문제를 찍었다. 결과는 의외로 꽤 괜찮은 성적(1/2/1/2/2)으로 합격을 했지만, 대부분의 문제를 찍듯이 풀어 사실 좀 창피한 공부기간이었다.
끝나고 들었던 생각은 파트2의 경우에는 (항상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떤 개념들을 외우고 외우지 않고가 아니라 금융전반에 대한 지식, 그리고 문제의 논리를 이해하는 그런능력들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지엽적인 부분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것이 먼저 였던 것 같다.
어쨌든 합격해서 기분 좋고,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도 내가 했던 실수를 하지 않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하셨으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