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음악산업 아카데미의 교육 리뷰 아카이브 (1주차)
지난 2월말부터 개인적인 고민이 많았다.
그동안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개편함과 동시에 개인적인 방황(?)의 날들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창업을 계속해나감에 있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일주일간 고향에 내려가서 지난 6개월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본적으로 뮤직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임은 확실했으나 경험 부족, 리더십 부족 등으로 프로젝트를 온전하게 '성공' 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끌지는 못했다. 그런데 일주일간 정리를 하다보니 그동안의 시간에서 정말 배운 것들이 많았고 (약 20페이지 이상이나 되었다.)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더 좋은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 페이스북에서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대중음악 SOUND 연구소라는 페이지에서 피드하는 게시물에 대한 광고가 계속 눈에 띄었다. 인천광역시의 부평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BP 음악산업 아카데미'의 1기 교육생을 뽑는 다는 것. 2월부터 링크를 저장해두고 있었지만, 사업 피봇팅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지원을 보류하고 있었다.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 이후 3월 5일 강릉의 한 카페에서 기획서를 정리하고 자기소개서도 처음 써서 냈다. 지금은 많이 업데이트가 되었지만, 그 때 제출했던 기획서를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어쨌든, 감사하게도 면접과 PT까지 가게되었고, 합격을 하게 되어 어제 오리엔테이션과 더불어 첫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BP음악산업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수업에 대한 내용과 내 생각들을 기록하여 아카이브할 예정이다.
(강의 내용과 더불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보니 구성면에서는 두서가 없을 수 있지만, 앞으로 정리를 해가면서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도움을 받거나 내 나름대로 또 볼 수 있는 구성을 찾으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수업이나 내 생각을 정리하기에 앞서, BP 음악산업 아카데미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BP 음악산업 아카데미는 인천광역시 부평구의 음악도시 사업의 6개 주요사업 중 하나이다. 2015년부터 정부에서 지원하는 문화도시 사업 중 '음악도시'분야에 부평이 선정되었고, 2020년까지 1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6개 사업 중에서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페스티벌 기획이라던지, 아티스트, 음악사에 대한 아키이빙 사업 등도 포함되어 있었고, 이를 전체적으로 리서치, 기획 및 진행을 맡은 컨트롤 타워가 BP 음악산업 아카데미이다. 작년부터 지역 주민 등을 포함하여 해당 사업의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이러한 사업 기획을 진행했다고 한다. 올해 4월에 BP 음악산업 아카데미의 정식 개관식이 있고, 대중음악 사운드 연구소의 박준흠 대표님이 센터장을 맡았다. 개인적으로는 정부사업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렇게 민간에서 코워크할 수 있는 좋은 분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생각이 든다. 그 안에서 나를 포함한 여러 교육생들도 배움과 더불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센터에서도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음악산업 아카데미의 교육 커리큘럼과 일정은 다음과 같다.
교육기간: 총 33주
교육내용: 음악산업, 뮤직비즈니스, 음악사업 기획
공통 프로젝트: 음악 매체 기획, 페스티벌 기힉
개인 프로젝트: 음악 산업 내의 자유 프로젝트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박준흠 센터장님이 위의 교육 과정과 프로젝트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뒤에, 본인에 대한 소개도 아주 상세하게 해주셨다. 더불어 16명의 교육생들도 각자 간단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20대 초반에서 후반까지의 분들이었고, 백그라운드도 작곡, 경영, 공학, 문화경영, 건축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하시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요약하자면, 교육생들은 음악산업과 뮤직비즈니스 그리고 개인 프로젝트를 위한 사업기획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8월에 런칭 및 진행하게 되는 음악 전문 매체와 음악산업센터 페스티벌의 기획단으로 참여하게 된다.
내가 BP음악산업 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커리큘럼이 좋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음악 분야에서 많은 프로젝트와 경험을 하신 분들이 직접 해당 부분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주시고, 멘토링도 진행하게 된다. 두번째로는 음악 분야에서 일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강사님들과 더불어 교육생들 또한 음악분야에서 일하고 있거나, 앞으로 하게 될 분들이 많기 때문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대되기도 했다.
오리엔테이션 세션 동안 센터장님의 말씀 중 와닿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첫째로는 교육생들의 면접과 PT를 진행하면서 '가르치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나 또한 '배우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정도의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 교육생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만들고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잘 알고 있다. 일단 재미있고, 열정이 생긴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여러모로 자극이 되었다. 두번째로는 BP 음악산업 아카데미가 교육생들에게 바라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공통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음악 매체 기획과 페스티벌 기획을 예로 들어주셨는데, 결국 기존에 있는 모델을 답습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정도를 요구하는게 아니라는 것. 한국 음악산업을 이끌어 갈만한, 혹은 획기적은 아이디어와 경험들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와 페스티벌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혼자 이런 것들을 만들어가기는 어렵겠지만, 다른 교육생들과 또 여러 멘토분들과 함께라면 이렇게 음악 산업을 바꾸거나 조금 더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음악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던 서비스나 제품들 중 많은 부분이 소위 말하는 뮤직비즈니스와는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서 나오기도 했다. 예를들어 아이튠즈나 유튜브를 비롯해서 사운드클라우드는 레코딩, 음반, 매니지먼트나 유통과 같은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들이 아니다. 이렇게 세상을 바꿀만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아카데미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 매체와 페스티벌을 많이 접해왔던 경험과 교육을 통해서 조금 더 인사이트가 담긴 프로젝트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첫번째 수업은 <음악 마케팅의 이해>에 대한 강의로, 소노르 뮤직그룹의 박태용 대표님이 진행을 했다.
기본적으로 음악 실무자로서 필요한 음악 마케팅에 필요한 마케팅 이론과 케이스 스터디가 주된 내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마케팅에 대해 다루고, 해당 마케팅이 어떻게 뮤직 비즈니스 안에서 연결될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는 실제 사례들을 참고하며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업 내용 중,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은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오랜만에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정의나 개념들이 있지만, 조직의 프로덕트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커뮤니케이션까지 이루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 안에야 세일즈도 있을 것이고 프로모션도 있을 것이지만 마케팅에 대한 정의를 꽤나 오랫만에 듣게 된 시간이었다.
조금 인상적이었던 것은 Media Literacy에 대한 것이었다. 마케터의 역량 중에 어쩌면 2015년 이후가 되어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일례로 작년에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광고가 방송 등과 같은 기존 매체들을 제치고 미국의 광고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갖게 된 나름대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그 파급력과 효과를 알아가는 것 같다. 아주 큰 대기업과는 맞지 않는 면이 있지만, 페이스북 등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채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마케팅을 하고 또 사용자들과 소통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결국, 이렇게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흐름 안에서 Media Literacy를 아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해지지 않을까. 그냥 알고 광고를 집행해보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라, 정량적/정성적인 기준을 가지고 접근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마케팅이야 마케팅이지만, 그렇다면 음악 마케팅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뮤직 비즈니스들이 마케팅을 하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직 비즈니스에서 이해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가치 생산 - 음반사, 기획사
가치 요소 - 아티스트
가치 전달 - 미디어
가치 구매 - 소비자
(* 전통적으로는 미디어가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훨씬 더 파급력있는 전달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20세기와 21세기에 비즈니스에서 엄청나게 달라진 부분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마케팅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경험'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소비자 경험, 사용자 경험(UX), 브랜드 경험(BX) 이라는 말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것들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음악 분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음악도 결국 음악을 듣거나 음악을 만나는 사람들의 경험이 산업과 마케팅에 주요한 이슈들을 던질 것이다. 강의는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사람들이 아티스트의 음원/음반을 사거나 공연을 보러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질문이다. 대표님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선적으로 음악이 감정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일상에 음악이 없다는 상상을 해보면,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나는 집에서 음악을 작은 스피커를 통해 항상 틀어두는 편인데 이를 통해서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고 가끔은 위로를 받기도 한다. 결국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고 여기서 음악이 가지는 여러 가치 중의 하나가 발현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음악의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구체적으로는 어떤 날이나 계절, 분위기, 장르 등을 활용하여 음악이라는 컨텐츠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제 음악은 다른 컨텐츠와 함께 같이 소비되고 있는데, 웹툰이나 영상 컨텐츠의 배경음악이라던지, 전시회라던지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환경이 되었으므로 그러한 컨텍스트 안에서 음악이라는 상품을 마케팅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용적으로 흥미롭고 유익했던 부분을 조금 정리해보았다.
감정과 연결
미디어의 영향
쉽게 접할 수 있음
아티스트에 대한 로열티
음악의 완성도
커뮤니케이션
프로페셔널리즘
1) 소비의 비 반복성
상품의 재구매, 특히 같은 음반을 두 장씩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돌 뮤지션들의 앨범 리패키지, 랜덤 패키지 등으로 마케팅을 하는 이유가 된다.
2) 사유재와 부분적 공공재
3) 사치재의 특성
개개인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소비수단이 된다.
상품의 수요가 소득 증가분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예) 재즈, 클래식, 오디오 파일용 음반 등을 생각해보자.
4) 경험재의 특성
구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하기 전까지는 상품의 특성 파악이 어렵다.
(최근에는 '구매'를 하지 않고도 소비할 수 있게하는 다양한 채널이 생긴 것 같다.)
5) OSMU의 특성
굿즈 개발을 한다거나, 다양한 요소에 음악이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pre-production - Studio Session - post-production으로 흘러가는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한다.
음악 기획과 마케팅 플랜의 공통적인 구성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어떠한 컨셉의 앨범을 발매할 것인가?
음악 발매 시기 & 포맷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장르와 크로스오버의 범위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앨범 구성 (대중성 & 작품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목표 판매량은 얼마나 되는가?
프로모션 전략은 무엇인가?
어렵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실무적으로 접하지 못한 부분도 강의에 녹아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인상깊고 또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 강의 내용 중에 있었다. 바로 음악 마케팅은 '아티스트'가 핵심이라는 것. 비단 음악 마케팅 뿐 아니라, 뮤직 비즈니스 자체가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어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갑이나 을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생산해내는 가치있는 음악들을 중심으로 비즈니스와 다양한 경험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또 해주셔서 감회가 새로웠다.
첫날 교육의 마지막 강의는 <음악 매체의 이해> 였다. 음악기자로 활동하다가 피키캐스트를 거쳐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제작팀의 프로젝트 리더로 계시는 권석정 강사님이 교육을 맡아주셨다. 강의는 과거의 종이매체로 분류되던 음악 매체부터 최근 뉴미디어의 등장과 함께하는 대중음악의 변화까지, 시간에 따라 미디어가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다루었다.
먼저 과거의 음악 매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난 사실 음악을 많이 듣기는 했지만, 잡지까지 사면서 보는 열정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음악을 진지하게 소비할 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이 조금 더 된, 2000년대 중반이었는데 그 때에는 이미 많은 음악 잡지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로 팝 음악을 다루던 <핫뮤직>이나 <GMV> 등의 매체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팝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몇 안되는 음악 매체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당시에는 그러한 음악 잡지를 보는 것 자체가 개인의 취향을 업그레이드해 준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이런 '취향'에 관한 것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만 피지컬이 있는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 페이스북에서 혹은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페이지와 컨텐츠에 좋아요를 누르고 어떤 사진을 업로드하느냐가 이제는 그런 매체들을 대체하게 된 것이 아닐까. 어쨌든 이런 잡지사들은 대부분 당시 흥하고 있었던 레코드사들의 투자를 받거나 자회사로 설립이 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잡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레코딩 시장도 초기에는 대부분 외국의 곡들을 라이센싱하여 판매하는 방식이 많았고, 이게 돈이 되니 우후죽순 생겨나기도 했었다.) 그렇게 잡지사들이 생겨나고 또 판매가 되다보니 자연스레 여러 비슷한 음악 매체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 중 재미있었던 것은 <서브>라는 매거진이었는데, 박준흠 대표님이 98년에 창간한 잡지였다. 다른 매체들과 달랐던 것은 팝 아티스트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산울림, 들국화 등을 비롯해 국내의 아티스트들과 대중음악에 대해 다루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1980년대부터 종이 매체들이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번째로는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텍스트로 정보를 받아볼 수 밖에 없었따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를 기반으로 당연히 해당 매체와 더불어 글을 기고하는 음악 평론가들의 영향력이 상당했었다는 것. 소개가 되거나, 광고로 독자들에게 정보가 전달이 되면 그것이 매출과 연결이 되었고, 광고주들이 그러한 음악 전문 매체에 광고를 할 수 있는 유인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시장에 남아있는 음악 전문 유가 잡지는 2개 밖에 없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모바일 음원 플랫폼이나 웹진 등이 그러한 과거의 종이매체들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모바일 음원 플랫폼이나 음악과 관련된 웹진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모바일 음원 플랫폼: 멜론, 벅스, 지니,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
웹진: 리드머, 힙합플레이야, 이즘, 빌로우, 비슬라 등
(페이스북 페이지도 있을 수 있겠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보급되고 부터는 웹진이, 그리고 모바일이 보급된 이후에는 음원 플랫폼들이 과거의 대중음악 매체가 음악을 소개하고 비평하는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금 더 다이나믹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전통적인 매체들보다 더 많은 파급력을 가진 매체가 되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같은 소셜 채널이라던지, 앱 서비스 등이 적당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 안에서도 권석정 강사님이 가져온 사례는 피키캐스트, 메이크어스(의 딩고) 그리고 네이버의 브이앱이었다. 뉴미디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대중음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것이 강의에 주된 내용이었는데, 들으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이 많았다.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나도 2015년에 메이크어스와 피키캐스트를 처음 알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MCN이라던지, 컨텐츠 플랫폼이 큰 화두였는데 기본적으로 메이크어스는 모바일 컨텐츠 광고 플랫폼으로 봐야하고, 피키캐스트는 모바일 컨텐츠 플랫폼으로 보는 것이 맞다. 당시에는 피키캐스트에 대한 평가가 조금 더 후했다. 기업가치가 두 기업모두 1,000억원에 육박하는 스타트업이 되어있었는데, 내가 읽은 아티클을 쓴 필자는 단일 플랫폼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피키캐스트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었다. 지금은 권석정 강사님의 말처럼 딩고로 소셜 채널에서 컨텐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메이크어스의 파급력이 훨씬 커진 상태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두 나름 공룡(?)이 되어가던 컨텐츠 기업들이 성장하자 네이버 또한 위기의식을 느꼈나 보다. 유튜브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는 TV 캐스트와 더불어 음악과 아티스트 컨텐츠를 팬들에게 직접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브이앱을 런칭했다. 그리고 일어난 일들은 지금 우리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보이는 컨텐츠나, 유튜브 그리고 TV 캐스트에서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대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나 살펴보면, 매체에 광고를 하던 뮤직 비즈니스들이 이제는 네이버, 피키캐스트, 딩고뮤직과 컨텐츠를 만들어 바이럴 마케팅을 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음악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예를들어 많은 출판사들이 여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그들의 출판물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는 모든 것들이 이런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강사님이 짚어주신 사례로 김준수의 EP <꼭 어제>를 '피키라이브'를 통해 최초로 공개한 점이나 2016년 첫 멜론 1위차트의 주인공인 김나영의 사례들, 그리고 메이크어스에 소속되어 있는 어반자카파가 음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것들을 뒤돌아보면 이제는 이런 현상이 트렌드가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키캐스트와 딩고뮤직 그리고 브이앱은 각각 타겟으로 하고 있는 아티스트나 팬 층은 조금 다를지몰라도 대중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또 대중음악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뉴미디어인 것은 확실해진 것이다. 이제 앞의 이야기와 연결해보면, 뮤직 비즈니스 또한 이러한 트렌드에 발을 맞추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같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음악 매체와 트렌드에 대해 다룬 강의 내용은 중간중간 재미있는 사례들도 많이 들려주셔서 참 재미있게 들었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것이 많은 아카데미에서의 첫 수업이었다.
그 중 강사님들의 말들을 들으면서 정말 와닿는 점들이 몇가지 있어서 따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번째로,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뮤직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면, 그리고 특히 국내에서 하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느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은 기본이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음악도 찾아서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나는 평소에 음악을 소비하는데에 있어 편식이 심한 편인데, 이런 습관도 좀 고쳐보고 좋아하지 않는 음악들도 들으려고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국내 음악 소비자들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많이 느낀 것이 '음악을 심층적으로 찾아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음악 관련 글을 기고할 때에도 엄청난 공부와 노력을 들여서 글을 쓰고, 광고까지 집행해도 정말로 유명한 아티스트나 레이블 등에 관한 컨텐츠가 아니면 사람들의 트래픽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웠던 점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권석정 강사님이 말씀해주셨던,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보다, 대중들에게 알맞는 정보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더 가치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페이스북이 2017년에 천명한 것처럼, 이제는 비디오 온리의 세상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글의 힘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모바일 사용자들은 엄청나게 동영상을 선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처럼 텍스트가 아니라 비디오를 매개로 컨텐츠를 소비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강사님이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음악 매체에 대한 기획 또한 이런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추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기본적으로는 동의하는 바이다. 예를들어서 페이스북 페이지들 중에 OOTV라는 형식으로 아티스트나 음악 등을 소개하는 매체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보면 참 트렌드를 잘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컨텐츠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음악 매체의 미래는 꼭 그렇게만 해야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유가지로 나오는 음악 잡지는 안될 것이고, 망할거에요."라는 말에 대해서 나도 합리적으로는 그럴 확률이 다분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또 어떻게 그 안에서 다양한 기획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다시 없을 수 있는 종이매체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광고가 아닌 다른 것으로 바꾼다던지, 오프라인과 연계를 통한 판로를 만든다던지 뭐 그런 방법이 하나도 없으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음악 매체의 미래가 문득, 궁금해졌다.
(* "앞으로 유가지로 나오는 음악 잡지는 안될 것이고, 망할거에요." 말씀 이후 타겟과 수요가 확실하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ㅋㅋ)
컨버전스, 융합 뭐 이런 말들은 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 쯤 막 국내에서 소개되곤 했다.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적인 접근으로 연구와 개발이 일어나고 있다. 음악은 아이튠즈의 등장이 혁신이나 컨버전스의 한 획을 그은 사례라고 생각이 들고, 일상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와 결합되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또 기술적인 부분으로 생각을 해보자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딥러닝과 같은 알고리즘을 통해서 기계가 음악을 만들고, 머신러닝을 통한 음악 큐레이션 알고리즘도 상당히 발달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뮤직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식으로 음악을 융합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굳이 기술이 결합되지 않더라도, 앞서 언급했던 웹툰과 연결되는 사례들도 굉장히 많으니까 말이다. 앞으로 음악은 어느분야와 융합을 할 때, 가장 큰 시너지가 되고 뮤직 비즈니스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런 고민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신비주의 아티스트는 앞으로는 거의 없어지지 않을까? 어떤 음악이 어떤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얼마나 노출이 되느냐가 중요한 세상이 된 것 같다.
생각나는대로 글을 쓰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긴 글이 되어버렸지만 전체적으로 새롭고 재미있고 또 유익한 교육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앞으로도 좋은 강사님들을 뵐 수 있길 바라며, 교육생들끼리도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