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음악산업아카데미 교육 아카이브 (3주차)
4월의 첫째날, BP음악산업센터가 개관식을 가졌다.
더불어 아카데미의 3주차 교육이 이어졌다. 세번째 주에는 아래와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다.
<작곡 특강> by 돈스파이크
<음악투자 및 유통실무 1/2> by 심희진 @CJ 디지털뮤직
<음악산업과 저작권법 1/2> by 유재진
각각의 수업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고,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코멘트를 곁들어 아카이브를 해보려고 한다.유재진 강사님의 저작권법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공부도 조금 더 해보고, 4주차 수업과 더불어 한 번에 정리해보려 한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아주 어릴 때 부터 우리는 '엄마, 아빠'라는 말을 듣고 배운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한글이라는 문자를 배우게 되고 간단한 단어들과 문법을 익히게 된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언어, 문화적 배경을 통해 문학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작곡도 같다. 시작은 멜로디 라인. 멜로디를 쓰고, 그러한 멜로디를 이용해서 작곡기법과 같은 여러 이론적 내용을 적용시켜가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은 미디나 큐베이스, Logic 같은 DAW 소프트웨어를 다루지 못하면 작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미디의 경우에는 꼭 배워야 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다른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개인이 작곡을 할 때,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것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작곡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해주셨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멜로디 라인이다.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 아는 음악이 아니라면 5초, 10초만에 그 음악을 들을지 결정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플레이어에는 다음 음악이 항상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멜로디 라인이 중요한 것이고, 이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작곡이다. 대중음악 작곡가들은 이 몇 마디의 멜로디라인을 구상하고 이에 살을 붙이고 조금씩 변형시켜 3~4분의 곡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곡들이 이런 멜로디 라인에서 시작하여 A 파트 - Verse - B 파트 - Chorus 등의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아주 가끔은 아방가르드한 음악들이 나오기도 하고, 장르에 따라서 해당 진행은 많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주로 듣는 팝 음악은 기본적인 틀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분야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가끔 당연한 것인데도 신기하게 들리는 것들이 있다. 최근 음악시장은 음원이 수명이 많이 짧아졌다. 우리나라는 더군다나 음악 차트 중심으로 음원이 수명이 정해지곤 하는데 보통 2달정도가 된다. 옛날에는 시대를 아울러 감동을 주는 음악들이 더 많았다. 작곡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디테일하게 신경을 써서 작업한 곡들이 겨우 몇 달 동안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가는 이내 사라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음악을 듣는 과정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 중 온전히 청각만을 통해 온전히 집중해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보통의 사람들은 다른 일들을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거리를 걷다가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음악을 듣곤 한다. 이상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음악을 듣는 과정이 그렇다. 영화라는 컨텐츠와 비교해보면 다운로드나 IPTV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영화관에서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동안 온전히 시각과 청각을 통해 해당 컨텐츠에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디테일한 부분과 사람들이 쉽게 지루해 할 수 있다.
영화관은 있지만, 음악 감상실은 없다. 영화는 보통 영화관에서만 보지만, 음악은 어디에서나 듣는다.
나는 작곡을 모른다. 그래서 작곡에 대한 디테일한 강의가 아닌 '작곡가가 들려주는 작곡에 관한 이야기'정도로 분류될 수 있는 이번 주제가 좋았다. 한 시간 반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돈스파이크라는 강사님은 조곤조곤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말씀해주셨다.
작곡은 결국, 프로그램이 아닌 사람이 하는 거라고. 그리고 조금 더 테크니션들이 하는 기계적인 음악이 아니라, 뮤지션들이 만드는 음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비슷한 개념이 있다. 예를 들면 디자인을 생각해보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한다고 해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될 수 있으려나. 디자인은 그런 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시각적인 혹은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인 것이다. 사람에 대한 관찰이 어느 분야에서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런 관찰을 통해 개인이 혹은 산업이 기존의 방식에서 변화점을 찾거나 혁신을 이루어내기 때문이다.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고 해도 듣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대중들은 그런 음악을 듣지 않을 것이다.
간단하게 뮤직비즈니스와 그 가치사슬에 대해서 다루었다.
뮤직비즈니스는 실무적으로 말하자면,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대중음악을 제작,유통,서비스 및 판매하는 활동과 그 반대급부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분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음악이 가진 힘이나 또 다른 가치들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
가치사슬을 간단하게 도식화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렵지 않다. 결국 유통사는 이런 가치사슬안에서 기획사로부터 앨범을 받아 서비스사에 유통하고 배급하며 기획사를 대리하여 저작인접권료를 징수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유통사가 기획사의 앨범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물리적인 음반을 신나라레코드, 핫트랙스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 배급하는 일, 디지털 음원을 멜론, 엠넷, 벅스, 지니와 같은 음원 플랫폼에 유통하는 일이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아티스트와 음악에 대한 홍보를 돕는다. 우리나라는 기획사-유통사-서비스사가 한 회사에서 갈라져나온 케이스(예: CJ E&M - CJ 디지털뮤직 - 엠넷)가 많기 때문에 여기서도 살펴볼만한 이슈들이 많다.
기획사는 유통사를 통해 투자를 받는다. 유통사는 좋은 기획사와 아티스트를 찾아내서 투자를 한다.
기획사가 투자를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당연히 아티스트 육성이나 컨텐츠 제작을 위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유통사를 찾을까?'라고 묻는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에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유통사가 서비스를 같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강력한 홍보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사입장에서도 왜 기획사에 투자를 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이 조금 재미있다. 강의를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유통사가 투자를 엄청 많이 한다는 것이다. 내가 벤처캐피털리스트라고 생각을 한다면 정말로 좋은 기업들만 찾아서 펀드의 많은 돈을 투자하고 나머지에는 소액이든 뭐든 아예 건들지도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유통사가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는 바로 '음원 시장의 점유율'확보라는 측면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유통사가 서비스사를 같이 운영하기 때문에 내가 투자를 하지 않고 다른 (대기업) 유통사에서 투자를 한다면 그 만큼 시장에서 점유율을 뺏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이 투자금을 낮추든 다양한 계약 조건을 만들어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가 될 것 같다.
재미있기도 하고 기이한 구조가 되어있지만, 어쨌든 기획사는 더 좋은 유통사를 찾아 '우리 아티스트가 이런 사람이 있어요!' '이런 음악을 해요.' 라는 IR 피칭을 하고 유통사는 여러 기획사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유통사가 기획사에 투자하는 일은 결국 '앨범'이라는 음악 컨텐츠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방식에는 크게 5가지가 있는데 아래 처럼 간단히 도식화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약간의 방식만 다르게 하여 결국 기획사의 앨범 제작에 유통사가 직, 간접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살펴보았던 우리나라의 유통사 = 서비스사의 구조안에서 나오게 되는 일들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아까 잠깐 언급했지만 유통사가 기획사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가 시장 점유율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닐 수도 있다.^^;) 반대로 기획사가 유통사를 고르는 기준은 바로 '홍보' 이슈였다.
간단히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내가 기획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티스트의 앨범을 어떤 방식으로든 유통하려고 한다. CJ E&M에서 유통한다면, 여러가지 딜을 많이 할 수 있다.
'구독자 2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에도 뮤비를 올려주세요.' 할 수도 있고, '팔로워 수십만의 CJ E&M MUSIC이나 엠넷 페이스북 페이지에 뮤비나 인터뷰 컨텐츠 올려주세요.'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엠넷 음원사이트 웹과 모바일 앱에 최신앨범차트 혹은 큐레이션 채널에 올려주세요.' 이런 모든 홍보 채널에 대해서 네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만약 시장에서 영향력이 적은 유통사라거나, 홍보채널이 적다면 당연히 홍보가 덜 될 확률이 높고 기획사 입장에서는 스트리밍이 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현재 상황에서 수익 자체에서 현격한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으니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딩고뮤직처럼 스트리밍 서비스사는 아니지만, 온라인에서 아주 강력한 홍보 채널과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회사라면 또 다른 홍보 채널로서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실무에서는 이런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분에 대한 이슈 핸들링이 어렵다고 했다. 많은 기획사나 타 유통사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홍보를 원한다던지 더 구체적으로 앱 내에 노출되는 <최신 앨범추천>과 같은 한정적인 홍보 인벤토리 안에서 그런 요청들을 받았을 때 의견을 조율하는 하는 일들을 해야한다고 했다.
이런 프로세스안에서 기획사와 유통사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영업활동을 하기도 하고, 여러 네트워크를 이용하기도 할 것이다. 일례로 어떠한 기획사는 전략적으로 그들의 아티스트를 유통사에 나누어서 배치하기도 한다. 결국 많은 기획사들은 아티스트와 그들의 음악 컨텐츠들을 더 많은 대중에게 전달하고, 수익을 얻고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식으로 유통사와 계약을 하고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음악은 아티스트가 한다. 그런데 그 이후의 과정에서 지금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음악 산업에서 영향력 측면에서는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구조적으로 유통사와 서비스사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나 유통과정에서 위와 같은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아직 유통에 대해서나 해외 시장의 유통구조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건강한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도 나름의 조율을 하고 있지만 뒤에 최근 개정된 실시간 차트의 (반쪽짜리) 개정 등도 분명 독립적으로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심희진 강사님께서는 전통적인 뮤직비즈니스 안에서 음원유통사에 대한 이해에 대한 내용을 간결하고 쉽게 전달해주셨다. 특히 사례를 많이 들어주셔서 그것이 조금 더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투자 실무 내용을 정리를 하면서 여러가지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메이크스타와 텀블벅이 그것이다.
실제로 아래의 사진 중 Make Star에서 보이는 아티스트의 기획사들은 아마도 유통사의 투자를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앨범이나 화보집이나 여러 실물 컨텐츠에 대한 수요를 미리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텀블벅은 조금 다르다. 아마 대부분이 투자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정말로 앨범을 발매하기 위한 세션 섭외, 레코딩, 아트 디렉팅, 음반 제작와 같은 활동에 대한 펀딩인 것 같다. 수업을 통해서 조금 더 배우고나니, 메이크스타와 텀블벅도 기존의 뮤직비즈니스에서 일어나는 투자활동의 대안적인 서비스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알던 것들도 조금 더 심층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부분을 더해서 3주차 아카이브 내용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원 유통이든 뭐든 다 똑같지만, 대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유통사들은 저마다 하나씩 음원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큰 플랫폼이 반독점적으로 음악 컨텐츠 산업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정말로 기이한 구조이고, 건강하지 않다면 그 이유들을 자세히 알고 싶다. 그리고 특정 기업이 문제라고 생각을 한다면, 다른 기업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시장 점유율 싸움을 하는 것인지 이 작은 국내 스트리밍 수익의 파이를 조금 더 키워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