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예술을 만나다 - day 1
스타트업 콘 2016에서는 <창업, 예술을 만나다>라는 주제와 맞게 여러 예술과 관련된 스타트업들의 쇼케이스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쇼케이스'라고 해서 IR과는 조금 다른 발표를 기대했다. 실제로 쇼케이스의 구성 또한 여러 아티스트들과 스타트업이 함께 진행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어 흥미로웠다.
Urbanbase x 건축가 하태석 (SCALe)
원데이 원송 x DJ Soulscape
스케치 온 x 그라피티 작가 범민
Jam Easy x 두 번째 달
프로그램스 x 영화감독 윤성호
가우디오 랩 x 잠비나이
쿨 잼 x 옥주현
Feat.
FanFootage
멜리 펀트 x 서출구
아카 인텔리전스 x 이디오테잎 x VJ SINN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day 2는 따로 정리하려 합니다.)
어반 베이스는 실내공간 정보를 이용해 사용자 모두를 건축가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실외 공간에 대한 정보는 위성 등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기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실내공간에 대한 정보는 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정보를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즉 카메라나 3D 스캐너 등을 통해서만 실내공간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반 베이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2D 도면을 실내 VR정보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정리하면
기존: 실내공간 정보 > 하드웨어 기반으로 습득 > 오래 걸리는 작업
어반 베이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2D 도면 > 실내 VR 정보 > 2초
정도가 될 수 있겠다.
하진우 대표는 이러한 기술의 이야기를 먼저 다루고 Urbanbase.com의 소개 비디오 클립을 보여주셨는데 개인적으로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든 것 같았다. 실제로 어반 베이스는 사용자가 가구 배치나 바닥, 벽지 등을 선택하여 적용해볼 수 있는 실내 인테리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활용해서 현재는 B2B 모델로 부동산 회사들, 가구회사 (배치할 수 있는 가구는 모두 실제 제품이라고 한다.) 등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 We complete the virtual reality '라는 말과 함께 하진우 대표의 발표가 마무리되었고 비전이 확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어 하진우 대표가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 SCALe의 대표 하태석 건축가가 쇼케이스 무대를 이어받았다. <미분 생활 적분 도시>라는 6년 전 하태석 건축가의 작품을 통해 하진우 대표가 어반 베이스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이 작품은 '우리(사람들)는 모두가 다른 사람들인데 왜 똑같이 생긴 아파트, 공간에서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주기 위해 하태석 건축가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인 것 같다. 어반 베이스나 다른 스타트업들이 이런 하태석 건축가의 고민까지 해결해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날이 왔을 때 진정으로 예술과 기술이 더 깊이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술, 비전 그리고 사람 모두가 좋았던 쇼케이스였다.
How curation transformed music?
'어떻게 큐레이션이 음악을 재창조하는가?'라는 주제로 원데이 원송의 주현규 대표의 쇼케이스가 시작되었다.
<사이먼과 페로>라는 작품의 스토리텔링으로 청중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위의 그림의 두 인물은 아버지와 딸이다. 이렇게만 설명을 듣는다면 콘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사형을 선고받은 아버지를 위해 딸이 면회를 가서 몰래 수유를 하고 이를 알게 된 로마 법정은 딸의 효성에 감복하여 아버지인 사이먼을 석방한다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큐레이션이 사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미술작품을 통해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 큐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DJ Soulscape가 이어나갔다.
DJ들의 큐레이션은 역사적인, 지역적인 음악적 특성을 잡아내가는 과정이다. - 소울스케이프
실제로 최근 벅스, 애플뮤직, 사운드 클라우드 심지어는 유튜브 등의 다양한 음악 및 비디오 콘텐츠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에서 놓칠 수 있는 것은 바로 컨텍스트, ' 맥락에 대한 이해 '이다. 소울스케이프는 한 프로젝트로 60-70년대 국내 음악들을 셋 (set)으로 만드는 작업을 예로 들며 손에 들고 있는 바이닐의 경우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에서는 등장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음악을 좋아하고 헤비 하게 소비하는 입장에서 이 맥락은 정말 중요하다. '시대적 분위기, 음악적인 기조 등이 어떻게 작용하여 음악적 작업 물들을 만들어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휴먼 큐레이션이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주현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현규 대표는 Public Space / Listners / Music Performance 이 세 가지가 만나는 접점에서 큐레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큐레이션을 새로운 음악의 장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휴먼 큐레이션의 힘에 대해서는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주현규 대표가 가져온 원데이 원송의 큐레이션 샘플은 '만우절 날 헤어진 연인을 보고 싶다'의 내용이었는데 소울스케이프가 말하던 큐레이션과 괴리가 좀 있었다. 맥락을 잡아가는 큐레이션은 맞지만 분위기가 달랐다고 해야 하나. 소울스케이프는 진지한 분위기의 음악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주현규 대표는 조금은 더 라이트하고 청중들이 웃을 수 있는 소재를 가져왔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지만 살짝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이 휴먼 큐레이션은 현재 정말 많은 서비스에서 메인이 아닌 서브 기능으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원데이 원송은 이러한 큰 서비스들의 경쟁에서 어떻게 혁신을 해 나갈지가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스케치 온의 쇼케이스는 범민 그라피티 작가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스케치 온은 (사실 뭐라고 해야 될지 잘 모르겠지만...) 지울 수 있는 색상 타투를 피부에 프린트해주는 기술과 하드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었다. 스케치업의 대표는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피부에 무엇을 그리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타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이것은 '지울 수 있느냐, 지울 수 없느냐.'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스케치 온은 시장조사도 잘 했었고 하드웨어와 기술에 대해서 국제 특허도 있었다. 사업적으로도 여러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해주셨다. 또 기존에 없던 시장이라 회귀분석으로 시장 크기 등을 유추한 것도 합리적으로 보였다.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느낀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PT자료의 가독성이 조금 떨어졌다. 그리고 범민 그라피티 아티스트와 쇼케이스를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에 슬라이드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스케치온의 확장성과 다양한 분야를 타겟으로 할 수 있다는 점들은 확실히 느껴졌지만 지금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캐치하기가 힘들었다. 지금은 스케치 온도 여러 분야 중 그들이 집중해야 할 사업분야를 찾는 과정이라고 보였다. 대표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스케치 온을 보게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잼이지는 악기 학습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모바일 악기 학습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사다.
악기 출하량은 매년 일정한 추세라는 표를 보여주며, 특히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여러 악기들을 배우는 것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짚어주셨다. 잼이지는 악기에 어떤 도구를 부착 > 악기에서 내는 진동을 인식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여 학습할 수 있게 해준다.
바이올린을 예로 들며 두 번째 달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윤정 님이 잼이지의 시연을 도와주셨다. 실제로 조윤정 님의 바이올린에 잼이지의 진동 인식 도구를 부착하고 시연을 해주셨는데 잘 모르는 내가 볼 때도 재미있어 보였고 실제로 아이들이 학습하기에 좋은 도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잼이지는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잼이지가 매력적인 이유는 리얼타임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점, 여러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장치들이 있다는 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동을 인식하여 모바일과 연동하기 때문에 주변 소음과 상관없이 인식률이 높다는 점이다. 잼이지의 경쟁사는 많다. 실제로 큰 회사들이 마켓셰어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잼이지는 큰 시장을 가진 기타 교육 시장보다는 바이올린 시장에 먼저 접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당연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태블릿으로 시연을 해주셨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태블릿 시장이 많이 위축된 요즘에 잼이지의 소프트웨어와 태블릿을 같이 사야 한다는 부담감도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바일로 보기에는 음표들이 너무 작다.)
Learn Easy, Play Easy라는 모토에 맞추어 고객들에게 좋은 가치를 전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전자음악에도 이런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좋겠다.
와차 플레이는 영화 별점 제공, 머신러능을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영화 큐레이션, 온라인에서 영화, 드라마 등의 비디오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프로그램스의 경우는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좋은 서비스가 시장에 자리 잡은 기업이기 때문에 크게 새로운 것은 없었다. 윤성호 감독이 와차 플레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제작해주셔서 재미있게 보았다.
(와차 플레이와 본인의 작품인 <대세는 백합>의 분위기를 잘 엮어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
박태훈 대표가 와차 플레이를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보이지 않는 커뮤니티 간의 연대'가 일어날 수 있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서브컬처를 소개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고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밖으로 보이는 것뿐만이 아닌 숨은 인사이트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와차 플레이에 대해서 좀 더 소개를 하자면 200만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고 월 사용자는 50만 명 이상이다.
투자도 $75m (시리즈 B 까지 받았던가.. )을 유치했다.
와차가 다른 경쟁사들과 대비해서 경쟁우위에 있는 것은 네이버나 CGV보다도 영화 별점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훨씬 많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네이버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한국의 넷플릭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실제로 넷플릭스가 근 몇 달 동안 한국시장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와차가 가지고 있는 알고리즘이 얼마나 타이트한지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국 와차 플레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은 해당 머신러닝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짜여있는가에 기반한 것인데 박태훈 대표가 가져온 손실 함수 지표인 RMSE(Root Mean Squared Error)를 비교해보면 와차의 경우가 훨씬 더 낮아서 와차 플레이의 알고리즘이 더 낮은 오차로 사용자에게 큐레이션을 전달해준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결국 박대표 님의 말처럼 "좋은 데이터셋으로 모델링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와차 플레이의 본질이고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치의 힘을 더 높이는 방법이었다.
아쉽게도 가우디오랩과 잠비나이의 쇼케이스는 보지 못했다.
첫째날의 쇼케이스에서는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 스타트업들의 이야기, 기술, 그리고 혁신과 비전을 재미있게 들었다. 무엇보다도 아티스트와 함께 쇼케이스를 꾸렸던 점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번 스타트업 콘은 아티스트와 창업가가 더 많은 접점에서 교류할 수 있는 생태계와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