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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s Ko Feb 14. 2024

[검도] 6일차, 오른손은 거들뿐

상대를 배려하며 때리기

5일 차에 손목 치기를 배우고

6일 차에 머리의 왼쪽과 오른쪽을 베는 법을 배운다.


검도에 다정함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지만, 상대방의 방향을 기준으로 '좌머리', '우머리'라고 외치는 것이 다정하게 느껴졌다. 아직 왜 이렇게 상대방 때릴 곳을 큰 소리로 알려주는 건지 이해는 안 가지만, 검도에 이유가 없는 것이 없더라.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으니, 이 지점은 과장님에게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 깨달아 보고 싶다. 대련을 시작하면 알 수 있기를 희망해 보며.


처음 머리의 왼쪽과 오른쪽을 칠 때는 나도 모르게 검이 좌우로 크게 휘면서 인형탈의 머리를 치듯 먼 곳에서 멈춰버린다. 거울을 기준으로 나의 좌우 관자에서 칼끝이 멈춰야 한다.


오른손은 칼의 방향을 틀뿐, 왼손을 기존의 머리 치기처럼 가운데로 내려오며 힘을 줘 당겨준다.

칼날이 자연스럽게 X자가 그려지며, 왼손이 명치의 높이까지 내려오고 오른팔은 상대를 향해 뻗는다.


검도의 포인트는 왼손의 운영이다. 왼손에 힘을 줘 검을 내려쳐야 올바른 자세라고 관장님의 칭찬을 받는다. 익숙하지 않은 왼손의 움직임을 연습하다 보니 집중도가 올라간다.


회사에서의 긴 회의 때문에 기가 쪽쪽 빨린 상태로 바로 검도를 같더니 유독 힘이 안 들어갔다. 기합부터 매가리 없이 나와 기합을 수정했다. 단원들의 힘찬 기합이 늘 신기했는데 나도 익숙해지면 저렇게 소리가 빵빵 나올까?


'하나' 외치며 칼을 머리 위 수평으로 들고, 오른발이 앞으로 나간 후 '머리'를 짧게 외치며 동시에 왼발이 앞으로 나가며 왼손의 힘으로 검을 내려진다. 이때 '리'음절에 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끝까지 집중하며 기합을 넣어야 한다. 잠시 멈춰 동장을 멈춘 후에, '하나~열'카운트를 세며 왼발부터 뒤로 한보 물러서며 다시 정단 자세로 돌아온다.


숫자보다 타격부위인 '머리'를 더 크게 소리 내며 힘차고 짧게 외쳐야 한다. 나는 느긋하게 오른발 나갈 때부터 '머~~ 리~~ '라고 외치다 보니 더 기운이 빠져 보여 수정을 했다. 확실히 짧고 더 강하게 외치니 힘이 잘 들어가는 것 같다. 작은 차이가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는 점이 재밌다. 일상에서 디테일의 효과를 보려면 수십 개의 디테일이 필요한 것에 반해 검도는 참 금방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어 낸다.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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