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이 허락되는 집중의 시간
관장님의 예고처럼 허리치기는 다른 동작처럼 쉽지 않았다. 어느 근육에 힘을 주고 어떤 각도까지 칼을 꺾는지 동시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내가 세세하게 물어보며 감을 못 잡으니 특단의 조치가 취해졌다.
'앞의 사람을 베어낸다는 느낌에 집중하고 목검을 움직여라!'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자세가 나왔다. 나는 아직 뭐가 맞는지 모르지만 관장님과 사범님의 만족스러운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허리치기는 상대가 나의 머리를 치려할 때 과감히 앞으로 다리를 더 뻗어 상대의 오른쪽 빈 허리를 타격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본동작을 연습할 때는 거울의 내 옆구리까지 칼끝이 들어와 멈춰야 한다.
'하나'에 이마 위 주먹 하나 간격에 왼손이 놓이고 칼은 땅과 수평으로 칼날이 약간 보이게 준비를 한다.
'허리'를 오른쪽 다리를 먼저 내민 후 왼발이 딸려올 때 외치며, 칼에 왼손 바닥이 자연스럽게 살짝 떨어지며 각도를 틀고 오른손의 힘으로 45도 정도로 크게 휘며 내려온다. 왼손의 위치는 몸의 중앙에서 움직이여 허리벨트까지 내려오고, 오른손을 깊숙이 앞으로 내밀며 칼끝을 내 겨드랑이까지 오도록 밀어준다.
'하나~열'을 세며 중단자세로 돌아온다. 단 허리자세를 완전히 멈춰 동작을 확인하고 중단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힘들면 점점 박자가 빨라지고 동작을 제대로 멈추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 경향이 생긴다.
그냥 앞사람의 허리를 베어 낸다에 집중하고 목검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절도 있는 모습이 나온다. 때론 생각을 멈추고 본능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일상에서 배우기 어려운 이질적인 감각이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