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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로나의 자유경제 Nov 07. 2020

아담 스미스와 마르크스, 그리고 한국 부동산 - 1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에서 읽은 아담 스미스와 한국 부동산



세상에 대한 접근 방식은 사람들마다 아주 다양하지만 늘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고 접해야 하지만, 사실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겐 어렵다. 우리에겐 아주 좋은 도구가 있다. 책이다. 독서는 우리를 이롭게 한다. 왜 여태껏 많은 독서를 못했는지 아쉽기만 하다. 서준식 님이 쓰신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라는 책을 최근에 재밌게 읽었다. 이 책에 나온 학자들을 이해하고 그 내용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참고로 나는 전문가도 아니며 경제학과는 거리가 먼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다. 책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이해한 바를 적용하고 고민해보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해서 쓰는 글이며 개인의 생각이니 가볍게 읽어주시기 바란다. 




아담 스미스와 <국부론>


경제학과 거리가 먼 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란 단어는 정말 너무도 많이 들었다. 국부론의 핵심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손'이다. 이 손이 작동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자유시장경제의 핵심이다. 이 손의 원동력은 개인의 이기심이다. 개인의 이기심, 즉 합리적 욕망이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이다. 빵집 주인이 빵을 생산하는 것은 개인의 이기심 때문이지 그가 사람들에게 봉사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제는 자연스럽게 발전한다.



그럼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는 무엇일까?


재화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 재화의 ‘가격’, 재화를 통해 만족하는 ‘효용’ 가치의 큰 세 가지 개념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할 수 있다. 이 가치의 세 개념이 수직선에 있다고 가정하자. 비용, 가격, 효용의 순서다. 


비용과 가격 사이의 간극이 넓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생산활동은 늘어난다. 생산자는 그 차익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는 늘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민한다. 빵 집주인은 빵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만 같은 가격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과 효용 사이의 차이가 넓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소비활동은 늘어난다. 소비자가 찾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 중 효용이 높으면 높을수록 가격과의 차이가 생겨 소비는 늘어난다. 가격은 싼데 빵이 맛있을수록 그 빵은 더 많이 소비된다. 


이 비용 – 가격 – 효용의 간격이 서로 크면 클수록 소비와 생산활동은 활발해지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경제 활동은 활발해진다. 적은 비용으로 더 맛있는 빵을 만들게 되면 생산과 소비가 활발해진다. 


특히 국부론에서는 분업과 무역을 강조했는데, 이 분업과 무역은 상품을 생산하는 ‘비용’을 낮게 해 주므로 효용과의 차이가 더욱 확대되어 더욱 많은 생산과 소비를 일으킨다. ‘비용’과 ‘효용’의 간극이 커지게 되고 그 사이에 ‘가격’이 중간점을 형성하므로 낮아지게 된다.



정부의 역할 - '작은 정부' 지향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하지만, 도로나 가로등 같은 공공재를 생산하고 독점을 방지하는 등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감시꾼, 파수꾼, 심판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가격이 효용과 비용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정부는 일부러 개입할 필요가 없지만, 가격과 효용이 너무 가까울 때 소비활동이 위축된다. 따라서 독과점이나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 들 때 감시하고 막아내는 파수꾼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국부-  GDP


국부는 화폐를 모으고 금이나 은도 아닌 상품의 생산과 교환, 소비의 가치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상품이 생산되어 소비되면 더 많은 경제발전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보호 무역은 옳지 않고 자유 무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개념은 현재 우리가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을 측정하는 일반적 통계치인 GDP(국내 총생산량)의 개념과 같다. GDP는 어느 국가 안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동안 생산활동에 참여하여 창출한 부가가치로 정의되며, 그 계산은 최종 생산물의 거래된 시장 가격의 총계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보이지 않는 손'


많은 기업가들은 ‘비용’과 ‘효용’의 간극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비용’은 과학과 기술혁신으로 비약적으로 그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엔 사람이 하던 많은 일들이 AI와 기계로 대신할 수 있다. 따라서 과학발전과 기술혁신은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효용’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광고나 마케팅을 통해 상품의 가치를 더욱 높게 보이게 해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연예인들의 협찬 상품, 과자회사에서 감자칩에 벌꿀을 가미하여 큰 비용 증가 없이 높은 효용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비용을 낮추고 효용을 높여 전체 소비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이런 경제에의 기여는 선의나 인류애적 감정 때문이 아니라, 이윤을 내려는 생산 판매자의 이기심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효용 증대의 노력, 비용의 감소 노력이 곧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원동력이며, 이러한 논리가 ‘보이지 않는 손’과 국부론의 핵심이다.



보이지 않는 손과 국부론의 내용을 적용한 한국 부동산


비용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재건축 규제, 토지거래허가제, 규제지역 지정으로 인한 대출규제, 취득/보유/양도의 세금 상승 등


생산자(시행사, 다주택자, 건설사 등)의 비용은 위의 정책들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비용은 자연자원, 물적 자원, 인적자원 모두를 뜻하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등을 통해 적은 가격으로 같은 아파트를 지으려니 생산자의 손실은 크게 되어 비용이 늘어난다. 또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을 통해 얻는 이득이 적으니 비용은 또 상승한다. 토지거래허가제나 규제지역 지정을 통한 다양한 규제는 다주택자의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매물이 줄고 생산자로서의 비용은 상승한다. 



효용

-일자리의 양과 질(고소득 직군의 일자리, 혁신기업), 학군(학원가), 교통(철도,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도로망), 문화 인프라, 한강의 희소성 등


서울 수도권 아파트의 '효용'은 정말 너무도 높다. 대한민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인간이 느끼는 만족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정말 많다. 따라서 그곳에 거주하게 되면 얻는 '효용'은 매우 크다는 것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안다.




생산자의 '비용'은 상승하고, '효용'도 상승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직선상에서 비용-가격-효용 순으로 배열되어 더 높은 레벨로 이동,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우리나라에서 고가주택 기준인 9억을 돌파했다는 기사를(2020년 1월 30일) 읽었었다. 아담 스미스의 이론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예상되어 있는 일이다. 


2020.1.30. 디지털타임스, 강주남 기자,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 사상 첫 9억 돌파



내가 아담 스미스라면 서울 아파트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현재 서울의 '효용'은 바꿀 수 없다. 인간의 심리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인프라와 집중화를 옮기기 매우 어렵다. 참여정부 시절 행정정부 이전, 공기업 지방 이전 등 수도 집중화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누구나 알겠듯이 현재 서울의 경제, 문화, 정치, 사회의 집중화는 여전하다. 


그럼 결국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생산자가 드는 비용을 낮추어 자연스럽게 생산활동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면 '비용'과 '효용'사이의 간극이 넓어져 가격은 그 중간점을 자연스럽게 찾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낮아지게 될 것이다. 현재 아파트 분양시장은 위축되어 있으며, '로또 청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입지의 좋은 아파트는 드물다. 다주택자의 민간 주택 공급 상황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정부 주도의 공공 주택과 임대 주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3기 신도시 등 공급을 늘리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공공재개발, 3기 신도시, 중대형 임대 등 전부 몇 년 뒤의 일이다. 결론적으로는 당장 현재는 생산자의 '비용'을 낮추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연적으로 생산자가 더욱 많은 생산활동을 하여 공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급 장려 정책을 펼친다면 아담 스미스는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책을 읽고 스스로 공부를 위한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너그럽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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