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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로나 Dec 12. 2020

부자 되기를 방해하는 본능, 과시

베블런의 유한계급론과 과시적 소비


소스타인 베블런


Thorstein Bunde Veblen                                   1857년 7월 30일 ~ 1929년 8월 3일, 나무 위키




최근에 읽은 책에서 이 학자에 관한 것을 재밌게 읽었다.


그는 소비자의 행동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소비자의 행동은 욕구에 대한 충족을 반영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의 구매 기준은 매우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그 기준은 소비자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깊은 욕망, 자신이 속한 사회계층이 나타내는 표상의 영향, 성공의 정도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제적 포식자, 즉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이 숨어있다. 


무엇보다도 소비의 가장 막강한 동력이 '과시적 소비'라는 뜻이다.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부를 펼쳐 보이고 싶다는 저항 할 수 없는 욕구 말이다. 


<유한 계급론>의 결론은 당시로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마르크스의 예언과는 다른 응집력이 있었다. 모든 경제 주체가 주인을 닮으려고 할 뿐만 아니라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말이다. 매년 아주 힘들게 돈을 조금씩 더 버는 노동자가 추구하는 것은 더 비싼 자동차를 구입해서 공장장을 흉내 내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욕망은 계급에 상관없이 표출된다. 과시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부자 되는 것을 막아왔다.






과시의 현대 사회



우리 주변에 흔히들 이런 사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곧 죽어도 외제차만 타겠다는 사람. 관광지에서 숙소는 무조건 최상급 호텔만 묵겠다는 사람. 일 년에 세네 번은 해외여행을 가야 속이 풀리는 사람. 


대게는 그들은 인스타그램, 사교모임,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인싸다. 그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만큼의 자유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혼자 수행한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부자가 아닌 대부분의 그들은 항상 부자를 욕하고, 세상 탓을 하고, 정부에게 바라는 게 많다. 고소득층 세금을 올리고, 다주택자에게 강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에 환호하는 사람들의 부자를 흉내 내는 모순은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그들의 그런 과시적 소비가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의 발로가 아닐까? 바로 처음에 언급했던 <유한계급론>의 과시적 소비가 전 계층으로 퍼진 전형적인 사례이다. 베블런은 저 옛날부터 미래 사회의 과시 성향을 파악하여 이론을 주장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때에도 인간은 여전히 같았던 것이다. 







진짜 톱클래스 부자는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한다.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에 나온 내용을 인용해본다.



서구 세계에서는 차고 넘치는 하찮은 물건들에서 자유로운 것이 물질 소비보다 더 많은 선망을 받는다. 물론 애초에 그런 걸 사지 않으면 더 좋다. 사물의 과잉 속에서 소박한 인테리어와 엄선된 소비가 새로운 형식의 고급스러움으로 각광받는다. 자발적 금욕은 가장 풍족한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이다.



역사학자 쿠르트 뫼저(kurt moeseR)가 설명하듯이 절제된 소비에서 고급 아비투스가 드러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명백히 드러나는 공백은 소유와 하찮은 소유물 수집의 포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좋은 취향과 품격의 표시일 수 있다. “ 긴 설명보다 스타일이 우리의 가치관과 가능성을 더 잘 알린다.



우리는 성공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을 보면 누구나 우리의 취향과 사회 계급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인정을 받으려는 과장된 노력은 헛되다. 지위 표시를 너무 노골적으로 내보이는 사람은 스스로 수준을 떨어트린다. 심리학에서는 성공한 사람의 겸손한 태도를 ‘카운터 시그널링(countersignaling)’이라고 부르는데, 한 문장으로 기술하면 이렇다.


”애써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한다. “



예를 들어 하버드 졸업생이 ”보스턴에서 학교를 다녔다 “라고 하는 것, 엄격한 원칙에 따라 기업을 경영하느냐는 질문에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라고 답하는 것이다. 성과와 성공을 낮춰 말하거나 아이러니로 표현하는 것은 지위와 스타일로 말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과 타인에게 아무것도 입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톱클래스는 절제할 줄 알고, 말로 하는 평가 없이도 사물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톱클래스에 속하지 않는 사람은 누가 톱클래스인지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과시가 필요 없는 이유


톱클래스는 절제할 줄 알고, 어떤 평가 없이도 사물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 톱클래스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나 과시하는 겉모습으로만 평가하고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나는 물론 톱클래스는 아니지만 저 말이 무슨 뜻인지는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그들은 굳이 자신을 과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미 스스로가 마음속에 자존감이 넘쳐나기 때문에 굳이 남들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 설령 있더라도 겉으로 표출되는 과시가 아니라 지적 지식, 그들의 세련된 취향, 예술품을 보는 안목 등으로 과시하고 싶어 할 것이다.


따라서 톱클래스나 부자도 안 하는 것을 우리가 굳이 의미 없이 '과시적 소비'를 할 필요가 없다.




특히 과시적 소비는 부자가 되기 위한 우리를 흔드는 정말 큰 적이다.


나를 포함한 인간들은 늘 합리적 선택을 하며 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한다. 감정이 이성을 이겨버리는 선택을 간혹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 한 두 개 중에는 과시적 소비 때문에 후회한 적이 모두 있을 것이다.


특히 기업들은 인간의 이런 본성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소비를 하게 만든다.


베블런은 기업을 '경제적 포식자'라고 할 만큼 싫어했는데 현대사회에서는 결론적으로 <유한계급론>은 기업의 배를 많이 불리게 해 주었다. 그 이유는 인간이 과시하고 싶은 본능을 기업이 알아채고 계층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노동자들, 일반 사람들이 과시에 취하게 만든다.


명품은 유한계급론의 적절한 예시이다. 명품 소비는 2030대가 더 늘었다고 한다. 솔직히 20대에 명품을 소비할 만큼의 재력이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명품은 이렇게 전 계층에서 대중화되었다. 노동자들은 자본가 계급을 전복시키지 않고 오히려 더 비싼 자동차를 타고 공장장을 흉내 낸다.


명품을 들었다고 사람마저 명품이 되는가? 아니면 사람이 명품이면 어떤 걸 들어도 명품이 되는가?







과시를 하지 않으려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과시적 소비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



과시를 하지 않으려면 일단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존감이 필요하다. 과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었으면 하는 무의식적 결핍의 영향이 있다.


스스로의 언행과 모습에 자신이 있다면 겉으로 보이는 과시보다는 그들에게 느끼거나 대화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에서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의 평판은 과시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외부 사람들과의 바른 관계가 중요하다.


자신을 사랑하고, 가족을 지지하고, 주변 사람을 존경하자. 그들은 나를 신뢰하고 지지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과시적 소비를 하지 않으려면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지 현실에 직면할 필요가 있다. 돈으로 과시를 하면 그 물건이 망가지거나, 헌 것이 되면 얼마나 허탈함이 찾아올까? 그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는 또 다른 과시를 부르고, 중독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하여 흔들림 없이 부자의 길로 갈 수 있는 작은 성취를 맛보는 것이 좋겠다.




자기 통제력을 길러야 한다. 어린아이들에게 사탕을 앞에 두고, 15분 기다리면 아주 맛있는 사탕이나 마쉬멜로우를 많이 준다고 하는 실험이 있다. 실제로 어떤 아이는 바로 먹고, 어떤 아이는 끝까지 기다려 더 큰 보상을 받는다. 15분을 참았던 아이들은 학업 성적도 더 우수하고, 성인이 되어 부자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우리는 더 큰 보상을 위해 지금 눈 앞의 작은 것을 참아야 한다. 원대한 목표가 있는데 작은 유혹에 빠져 돌아가기는 너무 아쉽다.



과시 본능을 억제하여 부자가 되자. (제발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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