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숨이 막히게 좋은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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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숨이 막히는 좋은 광경이 있다.
▼ 외국을 돌아다니면 가끔 그런 장면들을 만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로마에서 콜로세움을 가기 위해서 콜로세오역에서 내렸을 때 콜로세움이 삐끔히 보이는 그 광경은 참 숨이 막히는 광경이었다.
하와이에서 요트를 타고 근처 섬들을 돌아다니며 보게 됐던 반짝이는 돌고래 떼도 그랬다.
브라질의 살바도르에서 본 대서양의 야경도 그랬고, 그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잔다는 것은 더욱 숨이 막히는 일이었다.
살바도르에서는 언덕 위에 지어진 그 근처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 묵었는데 유리창 전체가 열리는 구조여서 대서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크루즈가 떠나는 Pier91 바로 근처의 Edgewater 호텔에서 아침 일찍 접안하는 크루즈를 보는 것도 숨 막히는 일이었다.
그 호텔엔 커다란 진주조개와 같이 생긴 욕조가 있었는데 그곳에 물을 가득 받아 놓고는 룽룽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며 목욕을 하는 것도 참 숨 막히게 좋은 일이었다.
로마도 그랬다. 로마에서 금방 갈 수 있는 바티칸시티도 그랬다.
그곳의 건축물들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게 좋았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나 빅벤을 볼 때도 뛰는 가슴을 어쩔 수가 없었다.
베이커가 221B 번지도 마찬가지였고, 피카딜리는 말할 것도 없었다.
멕시코시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달과 해의 피라미드를 봤을 땐 한참을 그곳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 그러고 보니 참 좋은 곳을 많이 다니며 좋은 것들을 많이 봤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의 북동쪽으로 달린다.
영동대교를 지나 올림픽대교로 향하는 그 길에서 내 가슴은 다시 뛴다.
길게 뻗은 자전거 도로 좌측으로 서울의 젖줄 한강이 흐르고 건너편에는 아련하게 야경이 펼쳐 있다.
그 어느 곳보다 더 시원하고 멋진 곳을 별생각 없이 자전거를 타다가 만나게 된다.
건강하게 생긴 라이더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강을 지난다.
예전에 내게는 그저 귀찮게 여겨지던 라이더들이었지만 이젠 내가 그 라이더다.
앞으로 만날 더욱 멋진 숨 막히는 광경들도 이렇게 우연찮게 나에게 나타나리라..
그 광경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By 켄 in 대치동 ('15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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