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insing May 27. 2018

Shall we dance?

#22. 혹은 Shall we ダンス?

[이전 글]




아침 일찍부터 분주히 준비를 한다. 친구들과 한강에 나가는 날은 언제나 이렇게 아침부터 바쁘다. 바쁘긴 해도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은 막을 수 없다.
라디오에선 영화 '더티 댄싱' 중 한곡이 흐른다.

그리고는 댄싱? 춤? 하며 이것저것을 생각하다가..
아.. 왕과 나 ('56년작) 기타 등등 아저씨가 생각난다. 

율 브리너와 데보라 커의 'Shall we dance?' 가 생각났다.

▼ 율 브리너가 20년생이니 이 영화는 그가 만 36살 때 촬영한 영화다. 데보라 커의 손을 잡고 원투쓰리 앤 원투쓰리를 외치며 춤을 추다가 문득 그는 여교사인 데보라 커에게 묻는다. 

왕: 이건 아닌 것 같소
나: 아닙니다. 폐하 아주 잘 하셨습니다
왕: 아니오. 오늘 밤 유로삐안들이 춤을 출 때 유심히 봤소만
나: 그들과 똑같이 추셨습니다.
왕: 이렇게 손을 잡고 춤을 추지는 않았소. 안 그렇소?
나: 사실 폐하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습니다.
왕: (허리를 감싸며) 이렇게 했던 것 아니오?
나: 맞습니다.
왕: 자! 갑시다. (Come!!)

Shall~~~~ we dance 짠짠짠.. ^^

난 이 장면이 참 좋다. 왜냐하면 비록 샴 왕국 (지금의 태국)의 왕이 서양 문물에 대해서는 무지하다고 하더라도 그만의 감을 가지고 관찰한 후 사랑하는 가정교사와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춤을 추는 샴 왕국의 국왕이 너무 멋지기 때문이다. 

▼ 남자라면 그깟 유로삐안들이 추는 춤 따위 한번 춰보리다!! 하는 그의 자신감이 좋고, 사랑하는 여인과 추고 싶은 춤을 추겠다는 그의 자신감도 좋다. 

데보라 커의 허리를 감싸고 그는 말한다. 

자! 갑시다. (Come!!)

그러고는 자신의 오른쪽 어깨 아래로 시선을 두면서 세기의 댄스를 시작한다. 
One, two, three, and, one, two, three라는 말은 더 이상 필요 없는 구호가 됐다. 
그와 그녀는 하나가 됐고, 그녀는 그의 춤솜씨에 놀란다.

영화적인 얘기를 하나 하자면 이 장면들은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된 것이다. 

그러니까 율 브리너와 데보라 커의 댄스 장면은 짜깁기 해서 붙여서 만든 것이 아니라 그냥 그들의 연기를 카메라가 주~~~욱 촬영했다는 말이다. 

그들은 그만큼 실력 있는 배우들이었던 것이다. 


▼ Shall we dance?라는 곡은 같은 제목의 일본 영화 Shall we ダンス? ('96년작)에도 나온다. 


타마코 선생님과 주인공인 스기야마 씨가 댄스홀에서 만나 춤을 추려할 때 마침 'Shall we dance?'라는 곡이 흐른다. 


타마코 선생님: 아? 이곡.. '왕과 나'라는 영화 기억나요?
스기야마: 아.. 그 대머리가 나오는
타마코 선생님: 율 브리너... 사실 그 영화를 보고 사교댄스를 시작했어요.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가슴이 뛰어요.
잘 봐요. 왕은 이렇게 데보라 커의 손을 잡아.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스기야마 씨 댄스란 스텝이 아니에요.
음악을 몸으로 느끼고 즐겁게 춤추면 그걸로 된 거랍니다.


동네 댄스 교실 선생님이 가진 춤에 대한 가치관이 이 정도라면 믿고 배울만 하지 않겠는가? ^^


▼ 분명 타마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댄스는 스텝이 아닐지도 모른다. 음악을 몸으로 느끼고 즐겁게 추는 것 그것이 댄스일런지도 모른다. 

그럼 저 댄스라는 부분에 다른 것을 넣으면 어떨까?

'인생이란 스텝이 아닙니다. 그저 그때의 상황에 따라 즐겁게 사는 것 일는지도 모릅니다.'

'사랑이란 규칙이 아닙니다. 그저 내 마음에서 외치는 대로 따라서 자신의 진심을 보이면 됩니다.'

내가 보건대 딱 맞아떨어진다. 

그러니 데보라 커의 손을 잡고 원 투 쓰리 앤 원 투 쓰리를 외치며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능력을 양껏 보여준 저 남자를 어떻게 존경하지 않으라는 말인가?

자, 그런 의미에서..
Shall we dance?? ^^

By 켄 in 강남 ('16년 9월 25일)




[다음 글]


매거진의 이전글 상하이에서 경성 가는 기차 1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