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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insing Oct 11. 2018

출장 도중 만난 크리스마스

#50. 출장 도중 크리스마스를 만날 경우의 대처 방법 feat. 핑클

갤 가돗 주연의 새로운 원더우먼 ('17년작)을 보면 처음에 우중충하던 화면이 원더우먼의 힘으로 문제를 조금씩 해소하면서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걸 보면서 참 영화 잘 만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카고에 와서 오랜 친구도 만나고 내 상황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면서 희한하게 하늘이 맑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 오늘 다운타운에 온 것은 미술관을 한 바퀴 둘러보고 크리스마스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을씨년스런 날씨이긴 하지만 시카고 미술관의 훌륭한 건물은 저렇게 늠름하게 서있다.  

▼ 입구에서 간단한 등록을 하고 미술관으로 들어간다. 

그림에는 일자무식인 나라서 ㅎㅎ 오디오 서비스를 활용한다. ^^

▼ 2층으로 올라가서 바로 볼 수 있는 그림은 사진과도 같은 이 그림이다.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비오는 날의 파리'다. 이 그림은 지난 2011년에 시카고에 왔을 때도 한번 본 일이 있었다. 

오디오를 들어보니 당시 파리에는 처음으로 우산이 발명되어 판매되던 시기라고 하는데 그래서 너도나도 우산을 들고 멋을 부리고 있단다. ^^

▼ 시카고 미술관에는 

르누아르 작품도 있고, 

▼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작품 속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스테리는 ㅎㅎㅎ 이 중에도 동적으로 움직이는 인물들도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중학교 때 배운 점묘화의 대표적인 작품인데.. 

언제 봐도 느긋한 일요일 오후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사이즈의 작품이었다.

▼ 고흐가 살던 방 그림도 있고 ^^

▼ 고흐의 자화상도 있다. 

▼ 언제 봐도 몽환적이면서 느긋해지는 모네의 그림들도 있다. 

▼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시카고 미술관에는 로뎅 전을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작은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서 약간은 깜짝 놀랐다. 

▼ 세잔느의 정물화도 있고 ^^

▼ 모딜리아니의 초기 작품들도 있다. 

▼ 무엇보다 시카고 미술관이 좋은 점은 공간활용과 자연빛의 활용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 앙리 마티즈의 작품도 있는데.. 
저 여인은 니스 해변의 한 숙소에서 저리도 느긋하게 앉아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옷을 입고 말이다. ㅎㅎㅎ

▼ 시카고 미술관을 유명하게 만든 몇몇 작품 중에 유명한 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피카소의 작품이다. 

푸른 색 바탕이 그가 얼마나 처절한 상황에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기타를 연주하는 그를 두고 맹인이라는 설도 있다고 하는데 그림의 중요 포인트는 저 파란 바탕 위에 하얀 선을 이용해서 인물을 얼마나 잘 묘사하고 있느냐는 점이라고 한다. 

▼ 조안 미첼이라는 뉴욕 출신 미국 화가의 '도시 모습'이라는 작품이라는데...
도시가 보이는지?

그래서 현대미술이 어려운가 싶기도 했지만 

이 그림은 뉴욕의 비가 오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이 작품 또한 시카고 미술관이 자랑하는 몇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도 있다. ^^

▼ 자랑스런 우리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도 있었는데..

작품을 배열해 둔 공간을 보면 시카고 미술관이 이 작품을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백남준 선생님의 '로봇 가족: 아기'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86년 작품으로 작품의 숨은 1인치가 있었는데... 

이 작품에 사용된 모니터는 모두 삼성의 모니터인데.. 타원형 로고의 삼성이 아니라 별셋 시절의 삼성 모니터였다. ^^

▼ 모든 것이 잘 보이는 공간의 활용은 너무너무 배우고 싶은 것이었다. 

▼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당나라의 당삼채들도 있었고, 

아테네의 투구도 있었다. 

▼ 미국의 전통 예술작품들도 많았는데.. 

이 작품은 싸움에 지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인디언을 그린 작품이었다. 

늠름한 인디언 전사도 있었다. 

▼ 언제나 바라보면 고단한 어부의 삶을 옅볼 수 있는 윈슬로 호머의 '청어가 가득한 그물'이란 작품도 이곳에 있었다. 

어른 어부를 옆에서 돕고 있는 어린 어부의 모습이 그들의 노고를 잘 표현하고 있다. 

▼ 시카고 현대 미술관을 지키고 있는 사자에 미술관은 예쁜 리본을 달아준 모양이었고, 그 사자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었다. 

▼ 공연시간에 맞춰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가는 길에 역사적인 극장, 시카고 극장 앞을 지난다. 

▼ 오늘 공연은 시카고의 Goodman Theater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 사실 크리스마스 캐롤이 뭐 새로울 것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이니 공연을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한 선택이었다. 

무대는 영국 런던 어딘가의 동네를 묘사하고 있었다. 

▼ 미스터 스쿠루지와 그의 가족들의 희노애락과 그들이 서로에게 하는 크리스마스 인사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어느새 크리스마스를 느끼고 있었다. 

▼ 공연을 다 보고 밀레니엄 파크에 서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본다. 

나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심지어 셀카마저 찍어 본다. 

▼ 문득 핑클의 '화이트'라는 곡이 생각난다. 

"저기 하얀 눈이 내려 저 하늘 모두 내려
우리 서로 닿은 마음위로 사랑이 내려
살짝 니가슴에 기대안겨 먼저 말을 할까
나를 느끼는 너의 모든걸 사랑해"

그때 그녀들이 얼마나 귀여웠었던지..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그 겨울은 얼마나 포근했던지.. 

모두 다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왠지 지금 이 순간에 나는 핑클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 귀엽고 포근하고 멋졌던 그때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

그리고 또 이런 생각도 한다.
그렇게 당하고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고 앉아 있다니..
나는 참 아직도 멀고도 멀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즐거운 성탄을 빈다. 

메리 크리스마스 모두들 

By 켄 in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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