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insing Dec 30. 2019

집에서 밥을 먹는다

유 네버 고너 댄스 어겐 ^^

싱가포르 육군 사령부에 다급한 전갈이 전해졌다. 


대한민국의 홍백부대는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이 시점에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인도는 아직 비축탄을 충분히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싱가포르 사령부의 백장군이 전화를 들어 싱가포르 소재 인도 대사관 군무관에게 전화를 한다. 

백장군: 이것 봐요!! 구자랏 대령, 우리 홍백부대는 모든 준비를 다 갖추고 대기태세에 있단 말입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시급한데 아직도 비축탄 타령을 하고 있단말입니까?

구자랏 대령: 비축탄은 부대원 5인이 있어야 하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규정이라는 것은 장군님도 잘 아시잖습니까?

백장군: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을 하셔야죠. 이번 작전이 그쪽에도 얼마나 중요한 작전인지는 잘 알고 계시겠죠?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입니다. 

구자랏 대령: 이전부터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백장군: 대령님!! 그런 말씀 마시고, 비축탄을 풀어 주세요. 이번 작전에는 투여되는 비축탄에 따라 농도가 달라질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구자랏 대령: ... 그렇다면 인류를 위해서 인도가 희생을 할 수 밖에 없겠군요. 그럼 부대원 5인에 하나 준비되는 비축탄이지만 이번에는 두개를 준비하겠습니다. 

백장군: 홍백부대는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류를 위한 일입니다. 대령님

구자랏 대령: 인류를 위한 일이죠. 이번 작전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장군님, 인류를 위하여..

백장군: 감사합니다. 트리마카시! 아니.. 나마스떼 입니다. 인류를 위하여.. 



▼ 오늘의 카레는 사실 5인분을 기준으로 생각하며 만들었지만 약간씩 더 들어간 재료들 때문에 약간 양이 많아졌던 모양이다. 카레의 반을 넣고 아무리 국자를 저어봐도 카레다운 때깔이 나지 않았고, 이에 백장군을 시켜 인도의 구자랏 대령에게 카레 비축탄을 한덩이 더 넣어달라는 부탁을 하기에 이르렀다. ^^

추가적인 카레의 투입과 함께 카레는 제 빛깔을 찾았다. 



▼ 아까 소개한 홍백부대는 김치와 밥이다. 
이들은 아까부터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인도 구자랏 소령의 도움으로 아주 농도 짙은 카레가 완성되었고, 홍백부대와 함께 인류를 살리는 프로젝트가 가동되었다. 

나는 그렇게 한 달만에 집에서 밥을 먹게 됐다. 


▼ 집에서의 주말이란 참 좋은 것이다. 

주말을 어딘가 다른 곳에서 보낸다는 것은 어딘가를 가야한다는 것과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어딘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느긋하게 상황을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다.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넷플릭스 드라마를 몇 개 쿡쿡 찔러 보다가... 
백만년만에라도 운동은 해야겠다 싶어

다시 밖으로 나간다. 


▼ 그리고는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바닷가를 한바퀴 돈다. 
이젠 이런 루틴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 

참으로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 그리고는 편안하게 음악을 들음서..

'아~~ 네버고너 댄써겐...'  한번 흥얼거려 본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자. 


By 켄 in 싱가포르 집 ('18년 1월6일 작성)



YouTube에서 'George Michael - Careless Whisper (New album release) (Alexandr Misko)' 보기
https://youtu.be/YzgTMh21zhI


매거진의 이전글 싱가포르 오감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