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난 직후엔 늘 입맛이 없어 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급히 집을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출근하고 조금만 지나면 마음이 여유로운지 허기짐을 느껴 커피를 찾다가, 카페에서 자연스레 베이글과 커피를 주문해 먼저 한 입 베어 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이 조금 건조한 그냥 보통의 베이글과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의 달콤 고소한 맛은 따뜻한 커피의 덜 쓴 풍미와 환상의 궁합이다.
그런데 오늘은 기름지고 든든한 한 끼 식사가 간절하다. 베이글과 커피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지금 내 입맛이 그래 돈카페를 찾는다.
"주문하시겠어요?"
"돈코츠 미니 라멘에 시럽이랑 휘핑크림 빼 주시고요, 염도 30%에 밥 추가요"
"머그잔에 드릴까요?"
"금방 나갈 거라, 종이컵에 주세요."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 커피, 어디서든 흔한 쿠키, 건물 아래층에 늘 있는 베이커리, 책상 위에 방치된 초콜릿. 요샌 패스트푸드도 다채로워 바쁜 와중에도 배고플 일 없지만, 가끔, 아니 자주 이런 식상한 간식들은 쳐다보기도 싫을 때가 있다.
인스턴트라도 좋으니,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곳에 돈코츠 라멘을 간단히 파는 가게 어디 없을까? 조리에 10분, 먹는데 15분. 평소 담배도 피지 않고 화장실도 자주 들락거리지 않으니, 쉬는 시간 제외하고 하루 25분 간식타임 정도면 합리적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