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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니스트리 Feb 14. 2020

약자가 아닌, 도움의 대상

아침 출근길에, 평소부터 거슬렸던 ‘교통약자’라는 표현이 오늘따라 더 신경이 쓰인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옆의 이런 문구가 있었다.


'교통약자께서는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면 더 편리하게 승강장으로 ...'


교통약자는 이미 시, 도, 지자체, 관공서, 기관 등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 즉 노약자,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식의 표현이 일반인과 그들을 뚜렷한 선을 그어 규정하게 된다는 것에 있다. 단어 자체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발가락을 다친 옆자리 김대리를 포함해, 그들 모두를 회사에선 업무약자, 식당에선 외식약자, 공원에선 산책약자 라 불러야 한다. (실제, '보행약자'라 명명한 안내문도 발견했다!)


이 모두는 사실 이 모든 시설을 이용하기에 ‘도움이나 배려가 필요한 사람’ 이므로, 이런 안내문으로 바꾸면 어떨까?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이용이 불편한 분들은 오른 쪽 엘리베이터 이용을 권장합니다.'


사진 | Fli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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