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게를 찾아서

멍멍 개 아니라 밥도둑 게

by 투스틴

제주에서 6개월 살면서 수많은 동물과 조우(?)했는데 그중에 게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참조로 제주도는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을 자랑하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초등 2학년인 우리 아들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동물에 관심이 많아 제주도와 궁합이 탁월했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제주도의 단점인 곤충과 벌레는 우리 아들에겐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


게는 대부분 바닷가 나 바다로 이어진 하천에서 잡았는데 다양한 종류만큼 다양한 특징들이 있었다. 주로 관찰되는 장소 기준으로 하천에서 바다 쪽으로 정리해보았다.


먼저 '참게' 이다.


참게는 제주에서 잡은 게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 둥근 느낌의 등껍질과 집게발에 있는 털이 특징적이다. 주로 바다와 연결된 하천 하류에서 잡을 수 있으며 대부분은 게들과 마찬가지로 낮에는 주로 돌 밑에 숨어있고 밤이 되면 돌아다니기 때문에 밤에 잡기 편하다.(약간 줍줍?) 하지만 낮에는 돌을 열심히 들춰야 한다. 그것도 사이즈에 맞게 큰 돌을...(허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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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애완용으로도 친숙한(?) '도둑게' 이다.


국내에서만 등껍질의 무늬가 웃는 모양이라고 해서 '스마일게' 라고도 불린다. 도둑게의 이름 자체가 그 습성을 잘 나타내는데, 도둑처럼 사람이 사는 집까지 들어와 음식을 훔쳐 먹는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만큼 육지에서도 이동이 자유로운(?) 특징이 있고 애완용으로 키울 때도 물만 조금 있으면 무난하다고 한다. 바닷가 근처 하천 하류의 돌틈이나 구멍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혹은 낮에도 습도가 높은 날 잘 돌아다닌다. 외관상 전체적 몸에 붉은색이 많다.(특히 집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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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말똥게' 이다.


말똥 냄새가 나서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냄새는 잘 못 느꼈다.(사실 신경 써서 맡아보진 않았...)

도둑게와 서식지가 거의 겹치는 느낌인데 적어도 제주에서는 압도적인 개체수였다. 바다와 연결된 거의 모든 하천 하류에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듯하다. 도둑게와 마찬가지로 돌틈이나 구멍 속에 숨어서 살고 도둑게만큼은 아닌듯하지만 육지 이동이 비교적 자유롭다. 집게발의 돌기들이 튼튼한 방패 느낌을 준다.

img.png [날카로운 눈빛의 말똥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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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ng [말똥게 사이로 참게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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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붉은발말똥게' 이다.


일단 모습은 도둑게와 비슷하게 전반적으로 붉은색을 띤다. 멀리서 봐서는 구별하기 힘들고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다. 디테일에서 약간 차이가 있는데 눈 사이의 주름, 등껍질 톱니, 집게발 등이다.

서식지는 일반 말똥게와 거의 겹치는 듯한데 개체수가 적기 때문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보호종이다. 하지만 색깔 때문에 있기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눈 사이의 주름 때문에 상당한 인상파(?)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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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ng [그냥(?) 말똥게와 붉은발말똥게]


다음은 '사각게' 이다.


속도면에서 압도적(?)인 사각게는 바닷돌 사이를 빠르게 움직여 다닌다. 주로 바다 가까운 돌 사이에 있으며 땅에서도 매우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 번 놓치면 다시 잡기 쉽지 않다. 등껍질이 이름 그대로 사각이고 다리와 등껍질의 국방무늬(?)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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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방게' 이다.


방게는 갯벌이나 돌 틈에 구멍을 뚫고 사는데 눈이 상당히 선량(?)하고 착하다. 눈과는 달리 어두운 등껍질 색 대비하여 등 외곽과 톱니 부분은 밝은 색으로 강인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 또한 고소한 맛 때문에 튀김, 조림, 무침 등 요리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img.png [선량한 눈빛의 방게]
img.png [방게들 사이로 도둑게와 사각게]]


다음으로 '비단게' 이다.


해변가 비교적 작은 돌 아래에 많이 있는데 대략 바닷물에서 약 1~2m 떨어진 돌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일단 바닷물 속에서 찾은 적은 없다) 비교적 귀여운 사이즈로 돌 사이를 빠른 속도로 파고들듯이 도망치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돌을 들추며 뒤쫓아야 한다. 칙칙한(?) 다른 게들에 비해 이름처럼 화려한 색과 무늬, 매끈한 껍질 라인을 자랑한다. 기분 탓인진 몰라도 비단게는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돌을 들추면 사방팔방으로 튀어 도망치는 비단게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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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애기비단게' 이다.


비단게도 앞서 다른 게들에 비하면 작은 편인데 애기비단게는 비단게 보다 더 작다. 손이 큰 사람의 경우 잡기가 불편할 수 있다. 색은 주황색과 갈색의 단색이고 역시 매끈한 껍질 라인을 자랑하며 눈이 작아서 귀여운 느낌이 든다. 서식 장소는 비단게와 거의 겹치는 듯하며 비단게에 비해 움직임이 느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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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바위게' 이다. (※ 특정 게임에 나오는 협곡 몬스터 아님)


이름 그대로 파도가 치는 바닷가 바위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크기도 크고 등껍질 무늬까지 큰 형님 느낌이 풀풀 나는 게다. 발견하더라도 바위틈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빼내기도 쉽지 않아서 보고도 못 잡는 경우가 있다. 젓가락 같은 길고 튼튼한 도구가 있으면 그나마 편하지만 힘도 세고 움직임도 크기에 비해 빨라서 만만치 않은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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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ng [비단게 동생(?)들과 함께]


다음으로 '납작게' 이다.


얕은 물가부터 보이는 아주 흔한(?) 게로 등껍질이 납작하고 엉덩이 쪽이 좁다. 돌 아래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서식지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색과 무늬가 있다고 한다. 특징적으로 식탐이 대단한데 먹이로 꼬시면 쉽게 달려(?)오고 주변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잡힌 줄도 모르고) 먹는데 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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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무늬발게' 이다.


납작게와 마찬가지로 얕은 물부터 돌 아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녀석이다. 이름 그대로 다리에 반복되는 줄무늬가 있고 물이 많이 빠지는 날에는 제법 큰 녀석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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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뿔물맞이게' 이다.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뿔물맞이게는 등에 해초나 돌조각을 붙여 위장을 하는 게다. 얕고 해초가 많은 곳에 있는데...분명히 있는데 잘 안 보인다.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해초를 뜯어먹고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찾지 않으면 해초와 구별되지 않는다. 등껍질은 둥근 모양이며 입 쪽이 뾰족하게 튀어나와있다. 다리들은 마디가 왠지 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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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ng [완전 위장 상태 vs 위장의 거의 못한 상태 뿔물맞이게]


다음은 '송편게' 이다.


송편게는 물이 많이 빠지는 썰물 때 바다 쪽으로 나가면 찾을 수 있다. 역시 돌 아래에 있으며 어두운 색에 먼지를 뒤집어쓴 것 같은 모습이다. 등껍질은 타원형이고 표면은 거칠다. 다리가 짧기 때문에 잘 도망가지 못하고 죽은척하는 버릇(?)이 있어서 쉽게 잡을 수 있다. 느리고 얌전한 편이며 집게도 뭉툭하기 때문에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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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ng [화가 많이 난듯하지만 전혀 위협적이지 않음]


다음은 특별히(?) 모래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게들이다. 먼저 '달랑게' 이다.


모래사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둥근 모래뭉치(?)를 만드는 장본인으로 모래에 구멍을 파고 생활한다. 매우 작은 편이고 눈치가 빠르지만 구멍을 막아버리면 멘붕상태가 된다.

img.png [달랑게 구멍과 모래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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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금게' 이다.


금게는 모래게 라고도 불리며 바다 안 모래 속에 숨어 있다. 둥근 등껍질에 양쪽으로 뾰족한 가시가 특징이며 색깔은 베이지색으로 적갈색 무늬 나 점이 분포해 있다. 집게발에도 가시들이 있기 때문에 그냥 모래와 같이 퍼서(?) 잡는 게 속편 하다. 가시도 가시지만 물리면 정말 게들 중 최고 수준으로 아프다.(비틀어 꼬집는?) 집게발을 제외한 나머지 다리는 다른 게들처럼 끝이 뾰족하지 않고 마치 노 같이 펑퍼짐(?)해서 바닷속 모래 바닥을 미끄러지듯이 헤엄쳐서 움직인다. 잡히면 다리를 모으고 죽은 척하는데 놔두면 순식간에 모래 속으로 파고들어 숨는다.(그래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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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 중 큰 부분이 바로 이런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게를 잡으러 제주도에 오는 사람은 없겠지만! 수많은 생명들이 자생할 수 있는 제주의 자연 그대로 모습들이 앞으로도 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또 잡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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