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우리는 다른 해에 다른 시간에 태어나서
각자의 시간 속에서 살다가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그것만으로도 인연이라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많이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 우리가 만났다.
이것만으로도 기적이고 운명이다.
잠시 떨어진 이 시간도
우리가 만나기 위해 걸렸던 시간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고
우리가 앞으로 함께 할 시간에 비해 아주 짧은 시간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고백을 너에게 한다.
각자의 시간 속에서 바쁘게 살다가
우리가 우연처럼 만났듯이
이번에는 기적처럼 다시 만나자고
나는 기다려 보려고 해.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