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말 걸어올 때,
"결혼하셨어요?
나이는 몇 살이에요?
아이는 몇 살이에요?"
순서로 물어온다.
"결혼했어요."
즉각적인 대답은 안 나오고 잠깐 몇 초 후에
(뭐라 답해야 서로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을지 생각한다)
(굵고 짧으면서 밝은 톤으로)"아이는 없어요."라고 대답한다.
어떤 이는 "미안해요"라고 하고,
어떤 이는 "딩크족이에요? 왜 애를 안 가져요?" 여기서 그치거나 "애가 있으면 좋은데~"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딩크족이었다면 차라리 시간과 돈을 써가며 뱃살을 잡고 주사제를 놓아가며, 피검사 때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경험하지 않았을 텐데!
벌써 4년 전 일이다
시험관 10번째에 임신해서 출산한다는 보장만 있어도 해볼 텐데, 난 인공수정 4번, 시험관 9번까지 하고 지친다고 울면서 무너졌다.
이제 안 할 거라고. 말하는 순간 울음이 쏟아졌다.
나 닮고 남편 닮은 이쁘고 건강한 아이는 없다는 뜻이 되니까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데 절망감, 슬픔이 컸다.
그런데, 지금 다시 아이를 원한다.
주변에 기적 같은 성공스토리에 동기부여받아서...
올해 운이 있다고, 마지막 기회일 거 같아서...
(천주교신자라서 미신이나 사주에 혹하면 안 되는데)
철학관에서는 아이가 2명 있다고 하던데...
(팔랑팔랑 코끼리 귀)
아이 없이 둘이서 잘 살면 된다고 하는 마음과
아이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는 온다고 병원에서 본 문구가, 희망보다는 내가 포기하니까 없는 거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가끔 마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