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예복 대여하기
턱시도에 관심없던 남자, 웨딩드레스에 관심없던 여자. 둘이 만나 결혼하려니 서로의 예복은 미루고 미루다가 예식 거의 한달 전에 결정했다. 턱시도도 또 나가서 돌아보지도 않고 여기저기 전화 돌려가며 선택했고, 웨딩드레스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의 턱시도는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후보지를 두 군데 골라서 보내줬고, 본인은 아무거나 입어도 괜찮다며 한 군데만 보고 결정할거라는 말에 인정하고 또 쿨하게 가서 입어보고 쿨하게 계약서 썼다. 우리가 갔던 테일러샵은 오피스텔에 입점한 곳이라 주차가 편리했다. 대여와 반납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주차가 별로면 조금 꺼려지긴 했는데, 지하주차장까지 사용 가능해서 너무 좋았다. 심지어 결혼식 당일날 저녁엔 비가 왔기 때문에.. 지하주차장이 너무 좋았다.
안에 가서도 직원분도 친절했고, 남편의 팔이 오른쪽이 1cm가 더 길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아냈다 ㄴㅇㄱ 그리고 정장가게라서 그런가 눈돌아가게 신기한게 많았지만 신기한 티 안내려고 노력은 했는데 사실 티가 많이 났을거같당.... 힝입니다.
웨딩드레스는 네이버 까페인 #다이렉트결혼준비 에서 참고를 많이 했는데, 일단 내 사이즈가 사이즈이다 보니까 고민이 정말 많이 되었다. 내가 맞는 드레스를 찾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일단 예약을 잡았는데, 예약을 잡으면서도 제가 입을만한게 있을까요;; 였으니 말 다했지 뭐. 그래도 까페 글 중에 안맞으면 맞게 해주신다는(..) 후기를 보고 갔고, 가서 상담 받고 피팅을 해보고 또 계약서를 썼다.
상담 내내 위축되어 저도 될까요ㅠㅠ 를 외쳤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담을 담당해주셨던 부원장님께서 진짜 너무 친절하고 세상 모든 근심 걱정 없게 해주셔서 행복했다ㅠ 부원장님 뿐만 아니라 원장님, 직원분들 모두 내가 뭐만 하면 웃어주시고 이쁘다고 해주시고 귀엽다고 해주시고.. 참나 그런거에 홀렸다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이래서 웨딩드레스 투어에 중독된다고 하는건가..
그렇게 빌린 우리의 예복들. 세상 깔끔하고 심플한걸로 하겠다던 연선씨는 세상 치렁치렁한 웨딩드레스를 골랐고, 나비넥타이는 조금.. 이라고 말하던 성일씨는 나비넥타이를 메게 됐다. 역시 인생은 뜻대로 안된다.
그리고, 웨딩드레스 샵에서 오신 헬퍼님께서 진짜.. 저렇게 일하시다가 과로로 쓰러지시는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친절하시고 나보다 훨씬 바쁘셨다. 어머님들 한복 피팅부터 시작해서 신부대기실에서 화장도 틈틈히 고쳐주시고, 웨딩 중간중간엔 면사포와 드레스 매무새도 가다듬어주시고, 표정관리하고 웃으라고도ㅋㅋㅋㅋ 해주셨다. 게다가 제일 화룡점정이었던 것은 헬퍼님께서 따로 챙겨오신 폐백한복이었다.
예식장에서 폐백 한복은 따로 준비되어있다고 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헬퍼이모께서 챙겨오신 한복을 보고 예식장에 있는 한복을 보니 말도 안되게 차이가 났다. 이게 무려 이모님 개인소장 한복이라고 하신다. 이모님 아니었으면 이런 한복 또 못입어봤을거에요. 이모님 감사해요... 덕분에 아무 걱정 없이 폐백까지 잘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