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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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단순한 ‘탈 것’이 아닌, 감정과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현대차 클레이 모델러 문준영은 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에 설레고, 곡선 하나에 인생의 철학을 떠올린다.
그에게 자동차는 기억이자 감정이며, 매일 손끝으로 감정을 빚는 일이다.
지금부터 준영이 말하는 차,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0.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서울에 살고 있고요, 현대자동차에서 클레이 모델러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문준영이라고 합니다.
1. 현대자동차 다니시잖아요, 그럼 맨 처음에 차에 매료되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첫 번째로는 굉장히 어렸을 때, 아버지 차를 타고 할머니 댁을 가거나, 놀러 가거나 할 때 항상 이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이 함께 해서 즐거운 기억이 차를 좀 좋게 생각하게 된 이유인 것 같아요. 또 두 번째 이유는 본능적으로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차를 보면 그냥 설렜던 것 같아요. 바퀴 굴러가는 거며, 엔진소리 나 불빛 나오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재밌고. 그래서 자동차라는 존재에 호기심을 가지고 파고들고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1-1. 어린 시절에 어떤 물건이나 장면이 계기가 되어서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뉴스 기사를 봤는데, YF 소나타라는 모델이 한국의 난초를 모티브로 해서 디자인을 했는데, 이게 세계적으로 영감을 줬다는 기사를 봤어요. ‘한국의 난초의 곡선’에서 차를 탄생시켰다는 게 어렸을 때 저에겐 충격이었어요. 자동차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그런 디자이너라는 사람이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고 아름답게 스케치를 해서 나오는 과정을 겪는구나, 그렇게 탄생하는구나, 알게 되니까. 더 자동차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너무 신기하다, 너무 재밌네요!)
2.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감정이나 장면, 그런 것들이 있나요?
이 차를 처음 소비자들이 받았을 때, ‘이 차 너무 멋있어, 이 차와 평생 함께할 거야’ 하는, 사랑에 빠지는 장면, 그런 장면을 상상하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이 이 이동수단을 더 아끼게 되는 건 외관이 이유인 것 같은데요. 어렸을 적 디자이너를 꿈꾸었을 때는 그런 장면을 상상하면서 스케치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1. 그렇다면, 혹시 좋아하는 질감이나 색감이 있나요?
기아자동차의 EV9이라는 자동차가 있어요. 이 사이드 바디를 보면 직선으로 뚝뚝 잘렸지만 볼륨감이 살아있거든요. 저는 직선과 볼륨감이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차는 조화롭게 섞어놓아서 볼 때마다 신기하다고 느낍니다. (모순이 함께하는 차였군요?) 그렇죠.
3. 차를 만들 때 삶의 교훈 같은 것들을 배운 것이 있나요?
‘수만 가지 생각보다는 한 번의 실행이 삶을 더 크게 바꾼다’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자동차 면을 상상하고 스케치해도, 직접 플레이라는 것으로 깎아보면 정말 많이 다르거든요, 실물과 상상은 정말 많이 다르다고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직접 실행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실행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4. 다른 분야의 작품에서 충격이나 감동을 받았던 경험이 있나요?
작품은 아니지만, 전자기기를 좋아해서 핸드폰 케이스랑 액세서리를 많이 사는데요. 신지모루사에서 나온 폰 뒤에 붙이는 신지마운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폰 뒤에다가 조그마한 딱지 같은 것을 붙이면 여러 가지 그립톡이나, 카드케이스 같은 것들을 돌려서 쉽게 부착할 수 있는 게 재미있었어요. 뭔가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크록스에 지비츠를 박아 넣는 것처럼 말이죠) 네, 맞아요. 핸드폰에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신기했던 것 같아요.
5. 드디어 마지막 질문입니다. 현대자동차에서 클레이 모델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혹은 기대가 되는 순간이 있다면요?
입사하고 처음 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보안상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요 ㅎㅎ. 조그마한 자동차 했습니다. (왜 기대가 되는지만 조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ㅎㅎ) 아무래도 처음 입사했으니까, 모든 게 낯설고 두렵고 그랬는데, 그 프로젝트를 하면서 일도 많이 배우게 되고, 좀 더 자동차 면에 대해서 더 많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직선과 볼륨감, 곡선. 이러한 상반되는 것들이 잘 섞인 멋있는 차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그래서 그 차를 깎으면서 스스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스케치보다 한 번의 손길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말이 인상 깊다. 직선과 곡선처럼 상반되는 요소를 조화롭게 담아내는 그의 작업처럼, 모델러로서의 준영 또한 다양한 경험들로 가득 차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