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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큰철 Jan 31. 2019

2) 독서의 취향

독서를 하는 이유

 어렸을 땐 책을 많이 읽었다. 무협 소설, 판타지, 만화책 등 가리지 않고 읽었다. 집은 책이 열 권이 넘는 시리즈면, 주말 내내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다. 하지만 지금은 책 두께가 조금만 두꺼워도 부담이다. 도서관 대출 기간 14일, 추가로 10일 연장하면 24일, 한 달 가까운 기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게임/영화/방송들과 비교해 볼 때, 나은 점이 있나 따져본다. 나아가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지 자신에게 되물어 본다.


“나에게 독서란 이제 무엇일까?”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콘텐츠에 휩쓸려 살고 있다. 재밌는 것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남들 보는 거 다 찾아보기도 벅차다. 그러다가도 내 시간을 갖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 나는 딴짓하면서 책을 읽을 수 없다. 책 읽을 땐 음악도 듣지 않는다. 이런 준비 조건들이 자연스럽게 나만의 시간을 갖도록 만든다. 물론 음악이나 영화를 보면서 내 시간을 만들 수도 있지만 너무나 산만한 나의 집중력이 문제다. 책은 읽지 않으면 진도가 한 발자국도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독서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장점이 있다.


 집에서 볼 땐 주로 독서대를 쓴다. 1년 전에 친구가 쓰던 것을 받았다. 그전엔 배를 깔고 누워서 졸릴 때까지 책을 봤는데, 눈과 허리에 좋지 않다고 하더라. 독서대를 사용하면 목이 편하고 양손이 자유롭다.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하거나 팔짱을 끼고 책을 볼 수 있어서 자주 애용한다.


 밖에선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읽는다. 원래 게임을 했었는데 책을 읽는 것을 선택했다. 주변의 소음이 은근히 집중을 도와주고, 내리기 전까지 읽어야 한다는 시간제한이 날 몰입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 대중교통을 이용할 예정이고, 사람들의 이용이 적은 한산한 시간대 이거나 앉아서 갈 확률이 높을 때 책을 챙겨서 읽는다.


 남의 서평이나 추천은 되도록 보지 않는다. 남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지 않으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난 맛집 추천도 잘 보지 않는다. 대신 이런 내가 들어 봤을 정도의 작가나 책 제목이라면 유명하거나 검증된 책이라고 생각하고 집어 본다. 그러다 괜찮으면 계속 그 작가 책을 골라 본다. 재미없는 것이 걸릴 때까지…. 처음에 어떤 책을 고르냐에 따라 복불복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은 본다. 영화와 드라마와는 다르게 책은 손절 비용이 크다. 읽을 때 집중해서 읽어야 되니 그만둘 때 읽었던 것들이 아깝다.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 늘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내 선택을 부정하는 것이라 실천하기 쉽지 않다. 주식이랑 같다. 결국 못 버리고 존버를 선택한다.


 내 시간을 갖기 위해 책을 읽는 편이고 한 달에 2권은 본다. 읽다 보면 중간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글이 영상보다 자극이 적어 뇌가 심심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리고 있는 만화 소재로 요긴하다. 그래서 당분간은 계속 책을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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