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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NGIL큰길 Apr 18. 2021

하루의 기록을 통해 나와 마주하다.

나의 하루를 기록해보다.

 

“이 좋은 것을 왜 이제야 알았지?”


  이전까지 회사가 전부인 것 마냥 살았는데, 나 자신을 위한 목표를 세울 수 있어 가슴이 설렜다. 마치 인생의 비밀이라도 발견한 듯했다. 얼마 전 고민을 털어놓았던 지인들에게도 이 소식을 빨리 전하고 싶었다. 친구들을 다시 찾아가 그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목표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나는 이야기하는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친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게 다야? 나는 또 금방 부자가 되는 버는 법이라도 찾은 줄 알았잖아. 기왕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봐.’

 

  나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줄 거라는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친구들의 반응에 금세 김이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친구들의 그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내가 고민 끝에 찾은 목표라 할지라도 그들에게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도 나에게 당장 눈에 띄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 머릿속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리 만족할만한 목표를 세우고, 내 삶이 변화할 거라는 기대를 한다 해도 실행을 통해 증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결국 삶의 변화는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내가 세운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다짐을 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간을 찾는 일이었다. 나는 먼저 어떤 루틴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시간과 함께 기록해보았다.     

  

  주로 집과 회사만 오가는 단순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터라 내가 보내는 시간 패턴을 확인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의 하루는 보통의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이미 꽉 채워진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일과 시간이 끝나고 나서는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긴 했지만 피로가 몰려오는 그 시간까지 무언가 집중해서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보내고 있던 시간





"나는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시간 활용을 잘 못하고 있었다."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표를 만들어 직접 확인하니 마음이 약해졌다.  마른걸레를 쥐어짜듯 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고통을 생각하니 시작부터 덜컥 겁이 났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쉬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으로는 더는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시간을 조정해보기로 했다. 우선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조정해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아침 기상시간을 조금 앞당기니 약 50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유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잠들기 전 한 시간 정도의 추가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아침 기상시관과 취침시간을 조정해서 아침 50분과 저녁 1시간 정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사실 낮 시간 일을 하며 많은 에너지를 쓰는 직장인이라서 적당한 휴식과 수면시간을 유지해야겠기에 원하는 만큼의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침 기상 후 시간과 잠들기 전 시간을 잘 활용하면 하루 두 시간가량의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시간을 조정해보고 깨달은 사실은 그동안 나는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시간 활용법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운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며칠을 지속하지 못하고 실패를 하곤 했었다. 이제 그 이유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실패의 이유는 확고한 목표와 함께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시간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리석게도 나는 시간이 나는 대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체가 모호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목표를 세우고,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 확보 방법까지 알아봤으니 이제 남은 것은 실행에 옮기는 일뿐이다. 정해진 시간 매일 꾸준히 반복할 수 있다면 어느 순간 나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얼마 전 머리를 식힐 겸 다시 찾아본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Morpheus)는 주인공 네오(Neo)에게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There's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라고 하였다. 순식간에 지나간 짧은 대사였지만, 인생의 변화를 위한 길을 찾고 있는 나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현재의 나는 지금 내가 위치한 곳이 어느 곳이고, 목표지점을 향해 나아갈 이정표 정도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출발선 안에 있고, 목표를 향한 첫 발도 떼지 못한 상태이다. 시간 조정을 통해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과연 내가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이제부터는 원하는 목표를 향해 한 발 내딛기 위한 실행 계획를 본격적으로 만들 차례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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