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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Jan 05. 2018

개념과 전략을 눈에 보이게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무도 실천하지 않는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대부분 회사는 '0000년 경영방침'을 꺼내 든다. 회사는 올 한해 달성해야 할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직원들에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한다. 혹시나 직원들이 경영방침을 잊어버릴까 봐 내부 인트라넷 시작 화면, 포스터, 액자, 다이어리에까지 경영방침으로 도배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렇게까지 도배를 했는데 경영방침에 반(反)하는 행동을 하면 연봉을 깍거나 짤릴수도 있다는 거다. 회사가 눈에 보이게 도배를 했으니 회사는 할 일 다 했고, 실천하는 것은 직원들 문제라는거다. 

이렇게 무언가를 눈에 보이게 만들면 그 파급효과는 여러모로(?) 크다. 좋은 것이 눈에 보이면 믿게 되고, 행동하게 된다. 나쁜 것도 눈에 보이면 믿어야 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게 월급쟁이다.





고객에게 디자인 개념이든, 전략이든 눈에 보이게 만들어서 보여주어야 그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디자인은 서로 다른 것을 조합해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서로 다른 개념들을 연결시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디자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 태극기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나라 국기(國旗)인 ‘태극기(太極旗)’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구성되어 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陰 : 파랑)과 양(陽 :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작용 때문에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모서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 가운데 건괘(乾卦)는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을, 감괘(坎卦)는 물을, 이괘(離卦)는 불을 상징한다. 이들 4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쩌면 전혀 다른 개념인 태극(생성)과 4괘(조화, 상생)가 길이와 너비의 비례가 3:2인 흰 바탕에 중앙에 태극, 네모서리에 4괘를 배치하여 관계를 형성한다. 관계를 형성하는 기준은 태극의 지름이다. 이렇게 해서 우주 만물의 생성과 상생의 의미를 상징하는 태극기가 디자인되었다. 여러 가지 모양의 태극기가 사용되다가 1949년 「국기제작법」이 제정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 태극기 : 태극의 지름을 기준으로 4괘가 관계를 형성한다 ]



디자이너는 개념을 형상화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개념에 관계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다이어그램을 그리고, 스케치하고 모형을 만든다.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은 아이디어의 핵심, 즉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배운다. 교육과정의 반 이상이 개념을 형상화하는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어와 숫자를 나열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디어와 개념의 기능적인 특성과 감성적인 요소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림뿐이다. 주어진 프로젝트가 의자를 디자인하는 것이든, 내년 경영방침을 세우는 일이든 스케치하고 눈에 보이게 시각화하면 의사결정을 앞당긴다.



다음 글에서는 개념과 전략을 만들기 위한 그리기와 토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새로운 한해를 맞아 이 글을 읽는 모든 구독자님께  이 말을 하고 싶다.

 "2018년, 자신만의 길을 만드세요. 그리고 그 길은 함께 가는 길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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