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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Feb 07. 2018

보고하기 위해 일하는 조직

일하는 방향이 인생이다

세상의 조직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일하기 위해 보고하는 조직

두 번째, 보고하기 위해 일하는 조직


혹시, 여러분이 지금 직장인이라면 위 둘 중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가요?



일하기 위해 보고하는 조직에서는 일하는 주체가 직원임을 인정하는 조직이다. 리더가 제시한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면서 그 비전 달성이 나의 목표와 같다고 생각하는 직원은 일하기 위해 보고한다. 내가 보고한 일은 당장 내일부터 작은 것부터 실행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은 것부터 밤을 낮 삼아 실행해간다. 피곤함, 적은 연봉은 둘째 문제다. 회사와 내가 하나가 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리더가 제시한 비전은 구호에 그쳐 점점 비전 달성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지쳐간다. 리더 옆에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밤을 새워 일하던 직원들이 하나둘씩 떠난다. 이제 보고를 위해 일하는 시간이 온다.


보고를 위해 일을 하는 조직은 미래, 트랜드 이런 단어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거창하게 이야기해야만 실제 실행해야 할 일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조금 실행하는 척만 해도 개선됐다고 하면 된다. 나중에 검증받을 일도 없다. 워낙 꿈을(?) 크게 만들어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 내부 지원 부족이라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각종 보고회, TF, 위원회는 넘쳐나 회의실은 대기하는 팀으로 줄을 선다. 이런 팀들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팀이 또 생겨난다. 본사는 비대해지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한 명이 해야 할 일을 둘이 하면서 힘들다고 투덜댄다. 밥그릇 싸움이 시작되고 리더는 밥그릇 싸움을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어는 순간 거울을 봤더니 비대해졌다. 놀라서 혁신이니, Re-engineering이니 하면서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요요현상이 다이어트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잠시 숫자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일할 사람들, 주요 영양소는 다 빠져나갔다. 요즘 논란이 되는 '연명 치료'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난 어디에 있고, 내가 일하는 기업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위해 

난, 일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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