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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Feb 06. 2018

함께 하면 생기는 일_갈등


예술가는 혼자 창작 활동을 한다. 하지만 디자이너와 직장인은 혼자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누군가와 협업을 해야 한다. 이런 협업과정에서 훌륭한 디자이너는 같이 일하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인정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맡겨놓는다. 자신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처럼 간섭하고 지시하는 디자이너는 한 번 반짝할 순 있지만 더는 좋은 디자인을 만들지 못한다. 아무도 그런 디자이너와 일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훌륭한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 개념을 전문가들이 더 돋보이게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비즈니스 활동도 협업의 연속이다. 다른 부서와 협업은 기본이고 여러 회사가 모여서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란 정말 어렵다. 분야별 역량을 가진 열 명이 모여 100% 이상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7~80%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힘들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전략을 수립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는 이런 현상이 더욱 많이 나타난다. 수많은 TF, 전략회의, 워크숍, 브레인스토밍 한다고 하지만 나오는 결론은 새로울 것이 없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함께 하면 생기는 일 _ 조직내 갈등   

  

어떠한 조직이든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 갈등 상황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다른 직원이나 상사가 갈등의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직 내에서 지위가 올라갈수록 나 자신이 그 원인이 아닌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자신의 성과를 위해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나 먼저 고치고 남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갈등이 생기는 원인은 하나다. 공동의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회사에서는 협업 과정의 갈등이 일반 기업보다 덜 발생한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프로젝트 완성’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참여자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경험의 차이가 프로젝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고 있다. 개념을 잡는 디자이너와 그것을 시각으로 표현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컬러리스트, 인쇄기술자 그리고 허드렛일을 하는 신입사원까지 자신이 역할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다. 참여자는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을 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보면서 자기 발전을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일반기업에서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한다. 하지만 디자인회사보다 결속력은 약하다. 현장보다 본사에서 이런 현상은 더 많이 발생한다. 서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른 팀과 협력을 한다고 하지만 생각이 다르다. ‘공동의 목표’는 눈에 보이지 않고 결과 또한 측정하기 힘들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결국 관료주의에 빠지게 된다. 갈등은 이제 물 위로 떠올라 서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고 CEO가 나서서 한마디 해야 겨우 가라앉는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열심히 발길질하고 있다.

[ 우아하게 더 있지만 물밑에서 열심히 발길질하는 백조 ]


조직의 갈등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 기업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들은 ‘나 잘난 형’, ‘완전무결 형’ 그리고 ‘권위주의 형’으로 나타난다. 

‘나 잘난 형’은 강한 자기 확신과 자기애를 가진 사람이다. 회사의 모든 프로젝트에 사사건건 참견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초기 단계에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 필요하지만, 주변을 너무 힘들게 하므로 리더는 업무의 경계를 명확히 해 그 이상은 넘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완전무결 형’은 의사결정이 신중하고 매사에 철저하지만 유연성이 부족하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그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고 업무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시켜야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인지시켜 의사결정 지연으로 인한 실패를 방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견디기 힘든 유형의 사람은 ‘권위주의 형’이다. 그들은 항상 자신이 옳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통제하려 한다. 잘못은 언제나 남의 탓이며 주변을 항상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과거 자신의 성공에 대한 집착이 크고 자기를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상사일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런 유형을 CEO는 좋아한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은 더는 크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의 성공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땀을 어떻게 연결하여 진주를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그 연결은 CEO가 해야 한다. 조직의 갈등을 물 위로 끌어내 해결하고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다시 한번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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