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자
다 함께 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는 없을까? 25년간 직장생활을 통해 협업을 해치는 사람의 행동을 많이 봐왔다. 그들은 대개 3가지 유형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첫째, 필요할 때만 ‘우리는 하나’를 외치는 사람들이다.
야근까지 하며 도와주고 있는데 정작 주관하는 팀은 모여서 농담이나 하고 있고 심지어 정시 퇴근까지 한다. 이들이 잘 쓰는 언어가 있다. 회사의 공동 목표를 위해 도와달라고 한다. 결과가 좋으면 자기 때문이고, 실패하면 다른 부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고 핑계를 댄다.
둘째, 무조건 자신이 정답이라고 우기는 사람이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직접 하지, 왜 지원을 요청할까? 그들은 문제를 풀어서 정답이 나온 것이 아니라 그냥 감으로 정답을 외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적당히 도와줄 수밖에 없다.
셋째,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다.
협업할 때 참여자 간 신뢰와 투명성은 기본이다. 그런데도 상황이나 정보를 숨기고 자신만의 ‘플랜 B’를 가지고 있다. 내부경쟁이 심하거나 책임추궁이 강한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일수록 이런 사람들이 득세한다. 문제가 생기면 자기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런 사람과는 엮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협업할 때 일할 사람과 시간이 많다고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이란 것이 있다. 영국 행정학자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Cyril Northcote Parkinson, 1909~1993)이 1957년에 주창한 법칙으로 ‘공무원의 수는 업무량과는 직접적인 관계없이 심리적 요인에 의하여 꾸준히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이 법칙을 업무에 적용하면 이렇다. 어떤 사람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기간으로 1주일을 준다면 그는 그 일을 끝내는데 1주일을 다 쓴다. 만일 똑같은 일을 2주일에 끝내도록 요구하면 끝내는데 역시 2주일을 다 소모할 것이다. 업무 자체가 복잡하거나 힘들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직장 내에서 일어나는 불변의 법칙이다. 즉 업무는 그에 할당된 시간만큼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관료조직의 비효율성과 대기업 병은 조직의 속성 때문에 생긴다.
조직이든 개인이든 시간이 많을수록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는다. 일할 사람이 많다고 업무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에서 협업할 때는 프로젝트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 계획의 각론은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해야 하며, 바로 행동할 수 있는 지침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해야 하며 시간제한을 두어야 한다. 이런 계획에 따라 프로젝트를 세분화하여 가장 적임자에게 업무가 주어져야 한다. 두리뭉실한 업무 지침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수주를 위한 제안 프로젝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먼저 제안 프로젝트 특성을 먼저 분석한 후, 업무를 세분화하여 조직 내 가장 적임자에게 제안 전략과 방향을 정확히 전달하고 세부 콘텐츠를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 이때 작성 분량과 마감 시간을 명확히 한다. 작성 분량을 정해주지 않으면 작성자가 프로젝트의 핵심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교과서 같은 내용으로 가득한 초안을 가져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초안이 오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제안 전략과 일치하는지를 우선 검토한 후, 필요하면 재작성을 요구한다. 작성된 내용의 잘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전체 제안 전략과의 일치성을 찾기 위함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서로 협력하는 프로젝트에서는 틀렸다는 이야기보다는 ‘생각이 다름’을 이야기해야 서로 감정이 다치지 않고 프로젝트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다.
기업에서 마케팅이든, 제안이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 특성에 따른 통찰은 물론, 협업하는 사람과 시간을 관리하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쌓인다. 그동안 경험을 통해 프로젝트 관리자가 흔히 하는 실수와 그것을 대비할 방법을 소개한다.
처음부터 팀 전체가 역할과 책임, 최종 결과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이해관계자 책임자가 참석한 킥오프 회의를 열어야 한다. 이 회의는 기대치를 정의하고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되고 결국 팀을 독립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높인다. 만약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팀원이 있으면 메일로 전달하기보다는 직접 찾아가 얼굴을 보면서 전달하는 것이 제일 좋다. 종종 같은 층에 근무하는 직원끼리도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지 않고 메일로 전달하는 경우를 본다. 이런 사람은 메일을 보내 기록으로 남겼으니 자기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결과는 상대방 책임이라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이렇게 진행해서는 안 된다.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할 상황이 안되면 최소한 전화통화를 통해서라도 직접 프로젝트 상황을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엉뚱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대형 프로젝트를 작게 쪼개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줄이면 팀이 느끼는 안도감과 자신감이 커진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던 프로젝트도 개별 작업 차원에서 보면 해낼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팀에게 벅차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면 프로젝트의 각 측면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 후 프로젝트를 최대한 작은 부분으로 쪼개 부분마다 작업 수행에 가장 적합한 팀원을 배정하는 것이 좋다.
협력을 하는 여러 부서는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을 위해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선순위가 낮은 프로젝트에 매달려 있느라 눈에 더 잘 보이는 프로젝트가 밀려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팀원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작업이 무엇인지 인지시키고 그 우선순위가 바뀌었을 때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명확히 전달하면 귀찮은 일과 골칫거리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성공적인 프로젝트 관리에서 지속적인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팀과 만날 시간이나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업데이트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정기 회의에 참석할 인원과 추가 참여 인원을 정해 두면 순조로운 진행에 도움이 된다. 참여 인원수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프로젝트 관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최선을 다해도 일이 잘못되거나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 있다.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자가 가망 없는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한 부질없는 노력에 내몰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임원급 이해관계자가 좋은 결정을 적시에 내릴 수 있도록 투명하고 진실한 보고 수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무언가 잘못되면 회사 차원에서 방향을 바꿔서 예산과 자원 또는 결과 기대치를 조정하면 프로젝트 성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에서는 입력과 출력이 기대치와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기업에서 인사팀이 필요하다. 업무에 적합한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서... 그런데 인사팀의 숨겨진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인사팀의 최종 성과는 직원들로 부터 회사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팀은 회사가 망하는 순간까지 남아있다. 정리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