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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Apr 02. 2018

공부하는데 'F'를 'C'로 만들라는 사회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힘든데...

우리 사회는 보통이 되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그림', '피아노', '태권도'는 기본이고 '발레', '영어 스피치', '독서와 논술' 심지어 '한자 능력 평가 시험'까지 준비해야 중학교가서 해볼만 하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또래 애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새로운 정보가 올 때 마다 뒤쳐질까봐 애들을 몰아세운다.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한다고... 

이러다 보니 애들이 변하는 시기가 빨라졌다. 초등학교 4학년이면 사춘기, 중학교 2학년은 건들면 안되는 시한폭탄이라고 한다. 점점 대화는 사라지고 서로 자기 할 의무만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남들 다 시키는 교육 다 시켜주었다고, 애들은 하기 싫은 공부 부모 때문에 하는 척 하고... 

[ 잘하는 것만 잘할 수 있게 ... ]

우린 어쩌면 잘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분야에 'C(평균)'를 위해, 내가 잘하는 분야의 'F(장점)'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평균점수가 높은 사람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잘나면 질타당하고, 못나면 바보취급 받는 세상이 지금 우리 모습이다.


사람의 역량을 수치화해서 평가하는 교육은 이젠 아니다. '잘 할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교육'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못하는 것을 평균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는 교육은 7~80년대에는 필요했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다. 7~80년대에는 평균 수준으로 올라온 인적자원으로 세계와 경쟁이 가능했지만, 이젠 각자 하고 싶은일, 잘하는 일에서 세계와 경쟁해 이겨야 하는 시대다. 이제부터는 국가는 국민을 등급화하고 평가하는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잘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 문화, 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세계와 경쟁해야 살아남는 사회라면, 우리만 하고 있는 제도는 우물안 개구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수리, 언어, 탐구 영역 등에서 1등급 2~3개가 나와야'In Seoul(서울 소재 대학)' 할 조건이 된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관심없고 하기 싫은 과목도 피터지게 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하고 싶고, 잘하는 과목은 난이도 한계가 정해져있어 잘해야 본전, 잘못해서 한 문제 틀리면 2등급이다. 

이렇게 힘들게 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대학에선

중고등학교 때 배울만한 교양과목이 넘쳐나고 전공 전임교수는 얼굴 보기도 힘들다. 

전공은 '지구환경시스템공학'인데, 배우는 건 '7~90년대 토목공학'이다.

힘들게 대학 들어간 우리 애들은 

다시 'F'를 'C'로 만드는 길에 내몰리고 있다. 

1학년부터 취업준비하는 애들이 절반이 넘는단다.



이 길만은 아니라고 막아야 하는데,

세상 욕심은 

먼저 먹은 놈이나, 

나중에 먹을 놈이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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