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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Dec 19. 2018

'단지'가 집에 왔다

딸이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딸과 엄마의 기나긴 전쟁에서, 1차전은 딸의 승리다. 

난? 이쁘면 좋고, 말 안 들으면 싫은, 이중 인격의 대한민국 남자다.

태어난 지 두달된 고양이를 지인에게 분양받은 딸은 일주일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그렇게 잔소리해도 치우지 않던 방을 스스로 치우고, 엄마한테는 밥도 한 번 안사더니 고양이 용품이 하루에 두개씩 도착한다. 엄만 삐진다. 난, 아직도 관망중이지만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건 나도 처음이다. 걱정된다.


이 놈이 드디어 어제 왔다.

이제 시작이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누가 주인인지

누가 모시고 사는건지는 

우리 가족이 결정할 수 없다.

집에 온 이상 

결정은 이 놈이 하니까.


이름을 '단지'라고 지었다.

'애물단지'의 그 '단지'다.

아직은 얼굴 보기 힘들다.

스치듯 지난간 단지의 얼굴을 스케치한다.



이 놈(?)이

식구가 될지

애물단지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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