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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Dec 18. 2018

뚝방길 걷는 사람

아픔을 속으로 이겨내는 걸음걸이


뚝방길

걷는 사람은

풀지 못한 보따리를

가진 사람이다.


TV나 신문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보따리를

뚝방에 

뿌리고

밟고

다시 거둬 들인다.


내 아픔은

내가 치료해야 하는 상처이기 때문에.


누군가

이야기한다.

'상처는 치료되도 흉터는 남는다'고.


다 치료된 상처지만

남에겐

흉이 되고

지울 수 없는

무거운 보따리로 남는다.


국토종단 대장정도 아니고

산티아고 순례길도 아니지만

뚝방길에

보따리 상처를 

하나 하나 풀어 놓는다.


이 길 아니면

걸을 수도 없기에.


나만 아는

상처를 치료하고

남들도 아는 흉터에

내가 둔감해질 때까지

남의

거름이 되려고

오늘도

뚝방길을 걷는다.


아파트 사이로

보름달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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