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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Sep 28. 2019

추억, 얼굴 그리고 시간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30년 만에 만난 친구도 있고,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이 생각 안 나 '제 이름이 뭐지?' 생각하게 만드는 친구도 있었다. 30분쯤 지나자 다들 대학생이 되었다. 노인대학을 다니는 기분이다.


그곳에는 요즘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는 없었다. 1980년대 후반 질퍽거리는 대학 캠퍼스가 안줏거리였다.

학교 다닐 때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 얼굴 속에 30년이란 시간 흔적이 보인다. 취업하고, 사업하고, 결혼하고, 애들 키우누라 맘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우린 그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오늘 만났다.


졸업 후 30년이란 시간 동안 흩어져 살다가 다시 만난 얼굴 속에는 세상은 없었다. 

과제하느라 밤새고, 공부한다는 핑게로 술먹고, 친구에게 대리 출석 부탁하는 얼굴만 보인다. 

어쩜 4년이란 대학 생활이 30년이란 사회생활보다 소중하기 때문일까? 

아님, 30년 세상살이에서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걸까?


대전에서 올라와서 밤 10시 반 기차 타고 내려간 친구가 졸다가 김천구미역까지 가버렸다고 카톡이 왔다. 

부디 오늘 가정에 평화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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