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이름3

소녀

by 바보

소녀가 있습니다

그것도 세 명이나....


한 사람

쉰 하고도 다섯 살 소녀입니다

아직도 스물 둘인 이쁜 여학생입니다

머리띠와 스카프가 참 잘 어울리는 소녀입니다

빨간색이 잘 어울리던 소녀입니다

군대 간 27개월을 기다린 미련한 소녀입니다

아직도 내 곁을 지키고 있는 곰 같은 소녀입니다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이렇게 이쁜 줄은 몰랐습니다

항상 옆에 있으니

더 몰랐습니다


머리에 내려 선 하얀 서리도

사슴 같던 목 줄기에 주름이 밭 이랑 처럼 깊이 파였어도

서슬 퍼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무디어 졌어도

소녀 처럼 이쁩니다

늦게서야 다시 보게 된 내 아내 모습

소녀 집사람 입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바보 곁에 있어줘서.....


늦었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소녀를 지킬까 합니다


한사람

우리 큰 딸 입니다

스물하고도 아홉살

고집 센 이쁜 소녀입니다

근데

어쩌면 이렇게도 닮았는지 모릅니다

욱 하는 것도

한번 빠지면 끝을 보는것도

목소리 큰 것도

눈물 많은것 까지....

사랑스럽습니다

여직까지 못 주었던 사랑을 늦었지만

이제 부터라도 마음으로라도 조금씩 주려 합니다

자기 짝 만나 내 곁을 떠나기 전까지.....


내 곁을 떠난다는 생각에

벌써 눈물이 납니다......

사랑합니다


한사람

스물하고도 다섯살

엉뚱 맹랑한 애교장이 소녀입니다

너무 정직해서 탈인 귀염둥이 막내 입니다

빵점을 맞고 킥킥거리며 웃어도

배려를 먼저 생각하는 것도

스물 다섯 인생동안 물 안 마시고 우유로만 버티어 온 것도

사랑스럽습니다


그냥 다

사랑스럽습니다


아빠 딸들 이어서 고맙습니다

이쁘게 잘 자라줘서 고맙습니다


언젠가 떠나야 하겠지만

눈물이 나도 행복합니다


이제 소녀는 소년을 만나 신부가 되었지만

자기 짝 바보를 만나서

둘이 넷이 되었 습니다

이번 주일에는

삼십년 세월의 무게를 거슬러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개다리 소반 탁주 한 잔에

추억을 타서 마셔보려 합니다

.........


오늘은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행복한 밤입니다


-소주 한 잔 생각나는 금요일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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