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소녀가 있습니다
그것도 세 명이나....
한 사람
쉰 하고도 다섯 살 소녀입니다
아직도 스물 둘인 이쁜 여학생입니다
머리띠와 스카프가 참 잘 어울리는 소녀입니다
빨간색이 잘 어울리던 소녀입니다
군대 간 27개월을 기다린 미련한 소녀입니다
아직도 내 곁을 지키고 있는 곰 같은 소녀입니다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이렇게 이쁜 줄은 몰랐습니다
항상 옆에 있으니
더 몰랐습니다
머리에 내려 선 하얀 서리도
사슴 같던 목 줄기에 주름이 밭 이랑 처럼 깊이 파였어도
서슬 퍼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무디어 졌어도
소녀 처럼 이쁩니다
늦게서야 다시 보게 된 내 아내 모습
소녀 집사람 입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바보 곁에 있어줘서.....
늦었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소녀를 지킬까 합니다
한사람
우리 큰 딸 입니다
스물하고도 아홉살
고집 센 이쁜 소녀입니다
근데
어쩌면 이렇게도 닮았는지 모릅니다
욱 하는 것도
한번 빠지면 끝을 보는것도
목소리 큰 것도
눈물 많은것 까지....
사랑스럽습니다
여직까지 못 주었던 사랑을 늦었지만
이제 부터라도 마음으로라도 조금씩 주려 합니다
자기 짝 만나 내 곁을 떠나기 전까지.....
내 곁을 떠난다는 생각에
벌써 눈물이 납니다......
사랑합니다
한사람
스물하고도 다섯살
엉뚱 맹랑한 애교장이 소녀입니다
너무 정직해서 탈인 귀염둥이 막내 입니다
빵점을 맞고 킥킥거리며 웃어도
배려를 먼저 생각하는 것도
스물 다섯 인생동안 물 안 마시고 우유로만 버티어 온 것도
사랑스럽습니다
그냥 다
사랑스럽습니다
아빠 딸들 이어서 고맙습니다
이쁘게 잘 자라줘서 고맙습니다
언젠가 떠나야 하겠지만
눈물이 나도 행복합니다
이제 소녀는 소년을 만나 신부가 되었지만
자기 짝 바보를 만나서
둘이 넷이 되었 습니다
이번 주일에는
삼십년 세월의 무게를 거슬러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개다리 소반 탁주 한 잔에
추억을 타서 마셔보려 합니다
.........
오늘은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행복한 밤입니다
-소주 한 잔 생각나는 금요일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