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는 문제의 행동에 수리도 입이 딱 벌어질 노릇인데도 천연덕스런 문제의 말에 기가 찰노릇 이었다
'관둬! 지금이라도 수업받으러 가! 나중에 말해도 돼 ... 급한거 아냐!'
'뭐가 안급해? 니가? 니가 지금 담배만 안 피면서 말할뿐이지 ... 다 결심한거 아냐?친구들이 다같이 반대해도 혼자라도 할거면서 뭘 ... 거짓뿌렁은'
문제는 사실 수리 성격을 너무 잘알고 있어 자기 앞 안가리고 대들것이고 또 수리말에는 다들 반대를 못한다는것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수리가 걱정되는 마음이 우선이라 반대를 한것이었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는 수리와 말을 할수록 걱정스런 마음은 더욱더 켜져가 수업을 빼먹을 생각까지 한것이었다
잠자코 침묵하며 문제를 바라보던 수리는 고개를 돌려 문제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문제는 진심으로 수리와 친구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벌써 옛날일이된 사건들과 의심받고 굶던 친구들을 떠 올린것이지 얼굴에 다 드러나 있는 걱정스런 표정이 수리 눈에는 정말 따듯해 보였다
수리는 잠자코 문제를 바라보다가 살며시 웃음이 떠오르며속으로는 넌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생각은 나보다 훨씬 깊은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
'문제야! 알았다! 니가 원하는데로 친구가 그깢것 하나 못들어 주겠냐? 이왕 이리된거 그냥 니가 원하는대로 해줄께! ... 재복아! ....... 문제는 앞으로 우리 하는 일에끼워 넣지마라! ... 말도 조심하고!'
수리는 어리둥절하는 재복에게 말하고는 갑자기일어나 교실로 갈 채비를 하자 재복도 엉거주춤 따라 일어섰다
'야! 이수리 ... 문제아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는거는 ...알지?.... 너 왜 그러냐?'
문제는 갑자기 머리부터 주먹을 쥐고 수리 얼굴을 향해 산처럼 솟'구쳐 돌진했다
이야야아아
그러나 깨질듯 아퍼야할 머리는 아무런 반응없이 허공을 갈랐고 문제는 넘어질듯 휘청거렸다
'어어어 ... 저게 미쳤나?'
'새끼 그저 착해 빠져갖고! 그래 갖고 잘도 속겠다!.... 요 얼굴 빨간 도깨비야!'
수리는 위태하게 앞으로 넘어질듯 중심을 잡는 문제 뒷통수를 세게 내리쳤다
잔뜩 화가 난 문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정신을 집중하여 다시한번 주먹을 쥐고 수리를 노려보았다
수리는 그런 문제가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었다
재복이도 어느정도 사태 파악이 되어가자 재복의 얼굴에도 숨기지 않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이고 이 잔챙이가 아주 작정하고 구라를 깠네!
먼저번에도 사고 제대로 치더니 ... 아이고 크크크'
아직도 씩씩대는 문제의 얼굴이 점점 더 빨갛게 물들어 갔지만 더이상 대들지는 않았다
'재복아 그만해 .... 문제아! 너 우리하고 친구지? 그치? 이제 그만 구라까고 제대로 니말 해봐라 ..'
'시끼야 ... 얼굴에 다 거짓말이라고 써있다!'
'나도 처음에 낚였어 크크크 ... 문제아한테 내가
....'
문제가 무슨생각으로 그렇게 반대했는지는 정확히 알수는 없었지만 수리는 고개를 끄떡이며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문제는 수리의 말에 다급한 마음으로 친구들이 또 자기랑 친구 안한다고하면 어떡하나 불안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수리와 친구들이 또 다치고 싸우면서 학교에서 쫒겨날까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용기를 내 앞뒤 안가리고 구라를 친거였다
'수리야 ... 이미 뽀롱났지만 나는 너나 친구들이 싸우고 다치는 일은 안했으면 좋겠어! 다른반 애들도 우리보고 지금처럼 부러워하는게 좋지 ... 막 무서워 피하고 그러는것도 싫고 학교 선생님들한테 우리 친구들이 깡패처럼 보이는것도 안했으면 좋겠어 ... 수리야! 지금처럼안 하면 안돼?
그럼 공부도 할수 있고 남은 돈으로 애들도 도와줄수 있잖아? ....'
문제는 수리가 걱정스러운만큼 한발자국도 물러설 마음이 없는것 같았다
'문제아....'
재복이는 마음은 알겠지만 자기 고집을 굽히지않는 문제가 못마땅하다는듯 가재미 눈초리로쏘아 보았다
문제는 의식적으로 수리 얼굴을 안보려했기 때문에볼수는 없었지만 수리의 얼굴은 이미 웃음기가 가득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다
'문제야 너 일부러 고집 피우고 반대한거지?'
'아냐! 내가 왜? ....'
'너 얼굴 빨개! ... 니가 나랑 친구라 잘아는것처럼 나도 너랑 친구라 널 잘 알거든 ... 이 문제 하하하'
수리의 갑작스런 웃음소리에 영문을 모르겠다는듯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왜 웃어! 남은 걱정이돼.... 에이 씨'
문제는 무심한듯 미소띤 수리얼굴에 아차 싶었다
'문제아 쟤가 진짜 아주 엉큼한데가 있네 크크크'
'문제야 너는 머리가 좋으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해도뭘 말하려는지는 알지?친구들 맘도 알고?'
무심한척 처다보는 수리를 문제는 그제서야 바로 처다보았고 수리의 표정은 웃음만큼 따듯해 있었다
문제는 벌개진 얼굴로 되지도 않는 구라를 친것이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친구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한일 이었지만 지금은 실수를 저지르고 친구들이 멀어질까봐 걱정만 남아 있을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문제야! 넌 지금처럼 똑같이만 애들 도와주면 되는데 .... 다만 돈이 조금 많이 필요하고 일이 .... 많아질거야!'
'음 다른 애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니가 제일 계산도 빠르고 모두가 믿는 친구라 그래 ... 너도 친구들이 모두 널 놀리면서도 뒤에서는 모두 니편 드는거 알지? 하하하'
'그러니까 넌 지금처럼만 해줘! 다른건 니가 나서는 것도 오해받는것도 친구들 모두 싫어 할거야!'
'... 그래도 안 싸울수가 없는데'
'문제야 우리 조금씩어른이 되가는것 같지 않니?
몸도 벌써 어른인 친구들도 있는것도 알고? ....
난 그런것 같은데 ....'
'.... 어른?'
'..... 그래서 너 먼저번에 우리들이랑 목욕탕 같이 안가고 도망간거잖아? 맞잖아?'
'아냐? 아니거든 ... 엄마가 ...'
문제의 얼굴이 또 빨개지기 시작했다
'아까 말했잖아! 나도 친구들 까지만 할거고 학교선배들도 아주 양아치 아니면 안한 다고 할거야 .... 당연히 동네 양아치들은 선배들 도움 받아서 하던가 말던가 할거고 ....'
'니가 ... 잘도 그러겠다! 애들 괴롭히는거 보면 지금도 앞뒤 안가리고 도와주면서 ... 무슨!....
너 담임이랑 선생들이랑 말하는거 난 다 들어서 난 다 알아 ... 니가 이학년 형들까지 도와주고 물건도 찾아 줬다고 말하는거 다 들었어 ....'
'.....'
'근데 웃기는게 선생들이 널 깡패 두목쯤으로 생각하는거 같아서 하지 말라는거야! 내가 너랑 친구하니까 ... 엄마한테까지 꼰질러서 너랑 친구 하지도 못하게 하려고 하고 .... 근데 니가 친구들 도와주고착하다니까 ... 나도 집에 가끔 데려다주고 하니까 엄마가 아무말 안하지만 ... 양아치들이랑 동네에서싸웠다는 소리 들어봐! 땡이야 땡! 땡땡땡'
'문제야! 그만 그만 ... 너 친구들 도와줄거지? 난 니가 걱정하는만큼 친구들 오해 안받게 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