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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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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May 24. 2023

페디큐어 2

만화속 주인공은 아마도 우리집에 계속 있을겁니다


여름이 다가오자 샌들을 신고 싶은 안해가 막내와 같이 거칠어진 발톱을 감추고 페디큐어를 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약간은 씁쓸합니다

그래도 ... 우리에게 여식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출처는 어딘지 모르겠습니다만 왠지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다음일것 같습니다



디큐어 붙이는 손길에 사랑이 묻었습니다

여름 발가락 굳은살 감춘 삶의 흔적이 미안합니다

찰랑 찰랑 생머리 나팔 청바지 

운동화보단 맨발의 샌달이 더 사랑스러운

유행하던 만화 속 그런 여자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발라주던 생선 콩깍지 씌워

댓가처럼 따라온 굳은살 페디큐어에 감추려 합니다

해준게 없어 고맙다는 말도 미안합니다

만화속 주인공은 아마도 우리집에 계속 있을겁니다


치열한 삶의 흔적에 발톱도 억세졌나 봅니다

변치않은 도도함 살짝 감춘 페디큐어 고맙습니다

흰 서리 밭 검게 물들인 머리카락 예전처럼

찬바람 나던 쌀쌀함 늙어버린 돋보기 아닌 척

지켜야 할 꿋꿋 지키는 여자가 되었습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만든 우리

굳어버린 발가락 이젠 감추지 않아도

또 다른 발가락이 만든 사랑스런 모습 감사합니다

미안한 웃음 살며시 우리집이랍니다



                     2023-5-20  페디큐어 샵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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