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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주머니
나이 먹어가며 산다는건
그냥 솔직하게 내 자신에게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
by
바보
May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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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었습니다
보증보험을 이용한 이사라 하더라도 계속되는 전출과 퇴거로 세대 이탈이 가속되고 저는 저대로 스트레스가 쌓였던것 같습니다
이 경황에 월세로 입주하는
요지경을 보면서 참 세상 산다는게 어렵다는걸 느낍니다
무튼
제가 깜빡 정신줄을 놓았던것 같습니다
혼자 있는 사무실에서 말입니다
다행히도 바로 정신을 차렸고요
이세상 살아오면서 난생 처음 무섭더라고요
내과 안과 의심되는 질환의 병원을 방문했지만 이상 없다는 소견에도 아직 머리가 무거워 찜찜합니다
그래도 의사 말을 들어야 할것 같습니다
지금도 이거 조금 쓴다고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성격이 그냥은 못 넘어 가시지요?'
'....'
'원인은 여러가지 겠으나 지금 말씀과 기본 검사 소견으로는 내과적 이상은 없다고 보여집니다만
체력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떨어져 보이는것으로 보아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기립성 저혈압이 의심 됩니다'
'...'
'
정밀
건강 검진도 받아보시고
당분간
뭐든 넉넉하고 천천히 하시고 운동도 격렬한 운동은 삼가시는게 좋겠습니다
될수 있다면 집중하고 몰입하는 일은 안하시는게 좋을것 같고요 ... '
'집중이라 함은?'
'취미든 뭐든 오랜시간 한가지 일을 하지 말라는 말이지요 예를 들어 책을 읽어도 시간을 넘기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 복용 비타민이나 보조제도 저희들 의견을 듣고 복용하시고요'
수양 딸이 근무하는 병원이라 그런지 별의별 참견(?)을 다 듣고 말았습니다
다음은 안과입니다
'
백내장은
아직 수술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한쪽 눈과 다른 눈과의 시력 차이가 심해서
어지럼이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이상없습니다'
'.... 그렇다면 오른쪽 수술한지가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이제까지 멀정하다가 왜 지금 ...?'
'원인은 여러가지니까요 ... 원하시면 정밀검사 예약해 드리겠습니다'
'....'
안경점에 다시 갔습니다
'이상 없다는데요'
'그럼 됬네요'
'.....'
내과 방문후 안경 돗수가 달라져 어지러울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앞에 있는 20년 단골 안경점에 들렀다가 왼쪽 눈의 돗수가 안잡힌다는 말을 듣고 겸사겸사 안과도 방문했던거였거든요
그런데 돌아오는 말이 참 실망스러워
저는 더 이상 해주고싶은 말을 못하고 나와 버렸습니다
원인은 안경 돗수를 측정하는 기계에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게 편하세요? 이거는요? 요렇게 하면요?'
'이게 제일 편한데요'
'그럼 말씀 드릴께요 ...'
'잠간만요 ... 왼쪽 눈 시력이 잡힙니까?'
'네 그런데요 ... 왜 그러시는지...?'
'아니 ... 딴데서는 왼쪽 눈 시력이 안잡힌다고 해서 병원에도 가본건데 ....'
'병원에선 안잡히던가요?'
'....잡히던데'
'어딘지 모르지만 ... 다들 어려우니까요 ...!
일단 ... 병원에서 지금 그대로 안경 돗수를 유지 하라 했으면 그대로 유지하시는게 좋고요 ...
다만 아까 여기서도 검사 하셨던 것처럼 눈이 더 선명하고 잘 보이려고 안경 알을 바꾸시는게 아니고 눈이 편해지기 위해서라면 한쪽 눈은 돗수를 한단계 낮추고 나머지 한쪽 눈 돗수는 높여서 차이를 좁혀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 선택은 ...'
'병원에서도 비슷한 말을 하기 했는데...'
'제가 권한다면 편하게 쓰세요 ... 아주 좋은알은 나중에 써보시다가 좋으시면 한번 더 바꾼다 생각하시고 지금은 일단 자외선 차단되는 이알을 써보시고요 ... 백내장 수술은 당장 안하신다고 했고 ..... 백내장이 많이 진행된 분들은 아예 시력이 안나오거든요 ...'
'젊은 사장이 변호사네 ...'
'예....?'
'말 잘한다고 ... 겸손하고! ... 안경사님 말대로 편안하게 안경알 교체해 주세요'
그랬습니다
병원도 잡히고 딴데서는 잡히는 시력이 단골집에서는 안잡힌다면 당연히 단골 안경점 기계가 노후화 되었거나 문제가 생긴거겠지요
하지만 딴사람이 문제가 없다면 다른 안경사 말대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살다보니 저랑 똑같이 기계도 늙어버린거겠지요
그래서 좋은 마음으로 다시 가서 하기 어려운 말을 해주려고 한건데 ... 인정하기 싫었던것 같습니다
많은 생각을 또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벌써 인정하기는 싫어도 아등바등하며 살지 말고 조금 더 느긋이 넉넉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라는 말을 들으려 합니다
그냥 솔직하게 내 자신에게 인정하며
살아가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 이제 큰소리는 늙어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사실 이 짧은 글을 쓰면서 몇번을 쉬었다 쓰는지 화가 나면서도 두렵기도 합니다
얼마전 아내와 아들이 일 나간 사이에 집에서 혼자 죽은 후배가 생각나 그렇습니다
핑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미련이나 죽는다는게 무섭고 두려운게 아니라 수도 없이 벌여 놓은 삶은 찌거기들을 아무런 마무리도 못하고 남은 가족들에게 남기고 간다는게 그렇단 말입니다
무튼
독서도 시간을 넘기지 말라는 의사 말대로 당분간(?) 지금 시작한 500편으로 생각하고 그리고 있는 수리의 중.고딩 대학 대학원 직장 까지의 그림의 마침표를 찍지 못할지 몰라도
발행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것 같습니다
직장In과 여러 그림도 마찬가지일거고 말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소중한 독자분들께는
알려 드려야 할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아예 절필은 하지 않을겁니다
아마 제가 제일 끝까지 쥐고 있을것은 연필일거 같으니까 말입니다
2023-5-29
keyword
인정
나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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