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 많은 집 26년

한 장 화선지 처럼

by 바보
화가 이난숙님의 작품 '장독대',

백년 비바람 견딘 나무의 무게는

천년 고찰 못지않은 세월의 때가 묻어 빛난다

지 몸 닳고 닳아 솟을대문 지켜온 세월

누가 있다 간 집은 중요치 않다

그 긴 시간 말 없는 기와 한장에 연륜을 묻혔다


낙숫물의 집요함을 견딘 댓돌은

돌 담의 강함이 아닌 토 담의 너그러움이다

깨진 기와장 붙잡아 같이 견딘 세월

약간은 거칠어도 상관 없다

완만하게 굽어진 언덕 속에 여유를 품었으니까


옷 칠한 툇 마루 창호지 문짝의 순수는

백년을 견딘 기둥이 아닌 또 다른 닳음의 미학

못 질 하나 없이 이어진 다섯 문짝

대청 마루와 다를게 없다 무딘 날 세우지만

절 집 같은 고요함이 긴장을 돌려 세운다


말 없는 장독대 지키는 숨결은

백년을 한결 같은 옹기쟁이 고집처럼 지켜온

새색씨의 한결 같음 같이

한 그루 소나무

언제나 그렇듯 아무렇지않게 그렇게 있다


백년의 세월의 무게는

찰나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삼시 사철 때마다 어린 눈뜨면 보았던

한 폭 그림 같은 한결같은 장독대의 평화로움을

지워지지 않는 물감으로 그려 놓았으니까


북한산 바로 앞 동네 중학동 우리집

잔설 묻은 소나무 아래 눈 덮인 장독들과

토 담 밑에 흐르는 한 줄기 아지랭이 묻은 풍요를 백년의 세월이 가르침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장 화선지 묵화가 천년을 지키는 것 처럼

그리움과 외로움을 보듬는 거라는 것을...

딱 우리집 손잡이 같네요...

앞으로 10년이 더 흐른 후 이번 처럼

다시 한 번 조금 더 쓰고 가기 전 태워 없앨 수 있는

행복이 있을까 생각하는 한 밤에

다음에서 떠온 이미지지만 글도 너무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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