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 5
내 놀이터에 토끼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새끼들이 네마리나 태어날 뻔 하다가 에미 토끼가 눌러 죽이고야 말았습니다
토끼는 새끼를 날 때쯤이면 본능적으로 굴을 파는데 어두운 환경의 토끼 굴에서 새끼를 낳아야
남의 이목 상관하지 않고 키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파트 놀이터의 환경은 토끼가 분만할 만큼 어둡지도 조용하지도 넓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예민한 토끼는 힘들게 난 지 새끼를 눌러 죽이고 만거지요
같이 밤새며 애지중지한 첫 배 새끼들을 한 마리씩 보낼때 마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한편으로는 또 그래 이런게 사람 사는 세상사겠지 하고 마음을 접습니다
전 아직도 자연의 섭리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죽은 토끼 새끼들을 땅에 묻으며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만약 나라면 조건도 이유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일단 토끼가 아니니까요
아무리 어렵고 힘든 환경이라도 내 새끼를 어떻게 하든 좋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라도 해주려 하지 않았을까요?
토끼 처럼 가만이 앉아서 있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주변 환경이나 여건만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대들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또 토끼보다 못한 인면수심도 많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인생이고 논할 가치도 없고요...
근데요 이게 오늘 할 말이 아니고 더 놀라운
한가지 반전이 있습니다
그 일 이후로 토끼 아빠(?)가 변한 겁니다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운동을 시키려 풀어놔주면
잡혀서 토끼장에 갇힐까봐 도망만 다니던 놈이 토끼집 근처만 빙빙 도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이에게는 안 그러는데 먹이주는 나와 토끼 주인에게는 물려고 대드는 겁니다
다시 애기를 가져서 아내 토끼를 보호하려는건지
아니면 지 새끼 잃은 화풀이를 제일 가까이 지켜 본 우리에게 하는건지 모르지만 계속 물려고 대드는 겁니다
이유는 이렇다 합니다
경노당 어른이 말하시길 지 새끼 낳은 것을 살리려 옳기는 것을 해꼬지 한 것으로 알고 대드는 것 같고 또 새끼가 들어선 것 같다고요...
그리고 새끼는 죽든 살든 지 팔자고 새끼는 에미에게 두고 사람 손타면 더욱 더 안된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세상살이 역시 녹녹치 않은 걸요...
무튼
말 못하는 짐승 토끼가 오해든 무엇이 되었든간에 적극적으로 변한 사실이 충격 이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자기 아내와 새끼를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이 도망만 다니던 토끼를 피하지 않고 대들게 만든 겁니다
웃기게도 토끼가 피하고 도망 다닐때는 우리가 쫓아 다니기 바빴는데 거꾸로 토끼가 대드니까 토끼를 우리가 피하게 된 겁니다
자연히 우리도 조심스러워 졌다는 말 입니다
토끼도 아는가 봅니다
세상은 피하면 더 대든다는 것을...
여러분은 어떠실까요?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토끼도 아는 세상일 입니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힘들다고 피하지 마십시요
피하면 더 대드는게 세상인 것 같습니다
불행은 도망가면 쫒아오지만 맞서면 도망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