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또 다른 사랑앓이를 한다
엄마 아버지 기억이 없는 어릴적 난
혼자서 앞 마당 장닭들 뒷 마당 들 꽃들과 놀았고
언제나 나 혼자 말 잘했죠
내게 외가 집 마당은 언제나 외롭고 넓어
그래서 난 이담에 조그만 집에서 살겠다 했죠
부뚜막 연기 날때면 설탕 뿌린 누룽지 생각나
할머니 치맛자락 붙잡아 손가락 빼 물었고
언제나 나 혼자 배 고팠죠
사루비아 단 물 빨아먹 듯 빨던 할머니 사랑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설탕처럼 단줄만 알았죠
언제나 혼자인 줄 알았던 난
불량 천사 부러진 화살처럼 가슴에 밖힌
사랑이 찾아 온 것을 알았을 때
죽어도 놓지 않으리라 난 참 독한 마음 품어
하늘 나라 할머니께 두 손 모아 빌었죠
어릴적 놀던 들 꽃 처럼 향기 품은 아지들
품 속 자식 어루 만지던 할머니 약 손 같은 맘으로
약속처럼 좁은 집 넓게 사랑으로 가득 채워놓고
붙잡은 행복 행여 놓칠세라
유리 꽃 같은 우리 아지들 손 꼭 잡았죠
이젠 라일락 향 한창인 우리 아지들
우연히 훔쳐 본 창가 메모 한조각 사랑앓이
어떻게 찾았을까 모르지만 불량 천사 부러진 화살
여린 가슴에 맞아 혼자하는 내 새끼 사랑앓이
누구도 대신해주지 못하는 사랑앓이죠
나 어릴적 할머니 내리사랑 처럼
달달한 설탕 뿌린 누룽지 같은 사랑 처럼
언제나 똑 같을 줄 알았는데
불량 천사 화살을 제대로 맞아 혼자하는 사랑앓이
몰래 숨기고하는 가슴시린 사랑앓이
그 사랑앓이 아픈 맘 너무 잘 알기에
난 또 다른 사랑앓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