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까지는 미리 서두르지 마십시요

직장에서 살아남기 - 149

by 바보


오늘은 밑 그림 없이 바로 그리려 합니다

이제 들어와 씻고나니 눈이 먼저 감기고 있어서 졸립지만 예전 신입 때 느낀 생각이 떠올라 지금 그리지 않으면 잊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 입니다





메뉴얼이 이제 10%정도 완료되어 갑니다

조금 있으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 되지만 제 생각일 뿐이지 아마도 제가 아직 모르고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불쑥 불쑥 튀어 나올 것이고 또 나는 경험하지 못하고 메뉴얼도 없는데다가 일머리를 알려주는 선임이 없으니 분명히 당황하고 실수를 할 것도 분명 합니다

물론 선임들은 자기 혼자 알고 자기 혼자 하는 일이 자기 밥그릇을 챙기는게 아닌 것을 분명히 알텐데 그리고 오래가지 않아 바보가 아닌 이상 아니 암만 바보라 하더라도 확실하게 알아버릴텐데도 무슨 심보인지 모르지만 완전 엿 먹어라 같습니다

아니면 무시하는게 아니라 정말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또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덜 겪어 봐서 속내도 잘 파악하지 못해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성급할 수 있지만 일 머리나 생각하는 코드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보다 어리지만 제 직속 상사이기도하고 저처럼 이제 입사한지 두달이 된 중고 신입 이기도 합니다

몇 사람 되지 않는 조그만 조직이지만 엄연히 직장 내 조직의 중간 관리자이기도 해 자기보다 나이를 더 먹은 사람들을 다루는 것이 애매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는데 직장에 나이는 의미가 없다라는 사실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무리없이 지시하고 또 체크하는 폼과 카리스마와 융통성을 적절히 섞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제 생각에는 저 사람 마음속 안에 칼자루를 품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해 말하고 일단 듣는데 집중하고 실행부터 먼저 하고 봤습니다


근데요 역시나

가만히 제가 하는 업무를 지켜 봤던 모양 입니다

제 생각에는 제가 자기와도 비슷한 과라고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두번째 싸이클이 돌고 다시 세번째 싸이클이 또 시작하는 날이 오자 제 업무에 보조를 맟춰가며 하나 하나씩 일 머리를 알려 주는 겁니다

자기가 먼저 가는게 아니라 쫒아오며 직접 몸으로 해 보라는 거 였습니다

물론 저는 작성중인 주머니 속 수첩을 컨닝해가며 해야할 일들을 동선에 따라 남들 보기에는 제가 무식해 보일 정도로 그냥 머리와 몸으로 암기하며 반복하고 있었는데 신기한 말 한 마디를 듣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는지는 몰라도 몸이 먼저 알고 머리가 생각할 때까지 절대 서두르지 말라며 그러더라고요 직장일이 다 같겠지만 죽고 사는 일 없으니 내가 정확히 알 때까지는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익히라고 하더라고요

자기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이죠

제가 그린 그림 중 제 사부가 한 말이랑 뜻이 같은 말이고 제가 지금 제 사부 말을 노트에서 확인하고 그대로 하고 있는데 말 입니다

쉽게 말하면

아직 더 겪어봐야 겠지만 내 것으로 만들기 전까지 절대 서두르지 않고 기초를 하나 하나 쌓아간다는 생각 코드가 자기랑 비슷했던거지요


사실 저도 제 상사나 동료들이 하는 업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고 일 머리나 특성을 파악하고 나름 읽어 보려고 겉으로는 느려 터져 보일지 몰라도 속으로는 눈과 머리가 바빠서 조금은 알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타성에 젖어 습관처럼 기계적으로 생각없이 움직이고 잔 머리를 쓰는것 같이 보이는 반면 이 사람은 자기 말 처럼 자기의 전임들이 오랜동안 규칙이나 지침처럼 굳어져 내려온 일과 묵은때 낀 기계처럼 굳어진 틀들을 미친척(?)하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어찌보면 답답해 속 터질 것 같이 일단 한가지를 벌려 놓고 시위를 하는 겁니다

마치 나 이거 한다 하는 것 처럼 말 입니다

그리고는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서 회사 식구들이 인지했다 싶으면 자기 방식으로 하나 하나 고치고 규정화하고 공식화 하는 겁니다

자기 방식으로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린 거지요

5일 만에 업무 시간을 자기 방식대로 기존 직원들 반발 없이 바꿔 버리고 자기 것으로 만든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이제 한가지 시작했을 뿐이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자기가 알고 바꿀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속도가 점점 빨라지겠지만 저는 제 코드와 같은 것 같기도하고 또 저도 똑같은 생각이기에 내 일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전 까지는 저 또한 절대로 서둘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해서 오늘 그림은 아래 돌담을 보여 드리고 제 짧은 생각도 정리해 새겨 넣으며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천년 비바람을 견딘 돌담의 기초는 사이에 낀 조그만 돌 하나로 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사상누각이란 뜻을 기억 하십시요

모래 위에 집을 지을수는 없고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임시 방편으로는 끝까지 갈 수는 없습니다

너무 늦어도 안된다는 조건을 달고 말한다면

서두르지 말고 굳은 땅을 찾아야 합니다


마음이 암만 급해도 평생 내가 짊어질 짐을 질 지게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 하십시요

내가 둔하고 손재주가 없어 남보다 느리고 둔해도 이쁘고 약해빠진 지게보다는 투박하고 못 생겨도 끝까지 지고 갈 수 있는 지게를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암만 잘났어도 누구나 빠르지 않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만 생각하고 서두르지 마십시요

직장에 낭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내 자신을 내 스스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력을 기르십시요

그래야 자존심 자긍심 자부심등 수도 없는 말들을 시작할 수 있는 기초 공사를 하는 겁니다


굳은 땅에 물이 고이고

깊은 물일 수록 소리가 없다 합니다



2017-02-28


● 모든 이미지는 다음 불러그에서 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