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 37
너 답다 하는 말을 오랜 친구에게서 들었습니다
정말 오래만에 듣는 말이라 도대체 뭘 보고 그런 말을 새꼽맞게 하는지 정말 궁금해서 이것 저것 돌아보고 생각해 봅니다
오랜 세월을 같이 하다보니 나도 내 자신을 아직 잘 모르는데 신기하게도 친구는 나도 모르는 나를 잘 아는 모양 입니다
아마도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동행한 세월 속에 내 어떤 이미지가 머리 속에 각인 되어서 내가 하는 어떤 행동이나 모습을 보면 그 이미지가 떠오르는 모양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같이 공부하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개똥 철학을 논하다 싸우고 삐쳐 며칠씩 서로 얼굴도 안보고 지내도 서로 생각하는 이념이나 사상의 색갈은 비슷한 부분이 있었는지 방법이나 가고자 하는 길은 다를지라도 소주 한잔에 공짜 오뎅 국물이면 언제나 낭만적인 포장마차로 어깨 동무를 하고 통행금지 마지막 버스를 타는 친구였으니 더욱 더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여직까지 무심코 듣고 흘리던 이 말이 귓전에 남아 계속 맴도는 겁니다
도대체 나 다운게 좋은 뜻일지 아니면 그냥 비꼬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 비아냥 거리는 말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서로 만나지 않고 오래 전에 누가 먼저가 되었든 벌써 인연이 끊어졌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 입니다
사람은 변하는 것이 맞는다 합니다
세월의 옷을 입으며 자신도 모르게 몸도 마음도 꿈도 목표도 변해가는 거지요
젊은 청춘에는 두려운 것도 없고 꺽일줄 모르는 정열과 패기로 꿈을 향해 해바라기 같이 의지를 불사르며 불의에는 타협이란 단어조차 듣지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 부터 서서히 무장해제되어 자신을 잃어가는 나를 보게 되는 거지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젊었을 때의 너 답다라는 말과 지금의 너 답다라는 말이 달라 예전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는 흔적도 없을텐데 하는 생각에 더 이상한 겁니다
세월의 때를 묻히며 꿈을 접어갈 때 그때 그때를 같이 해서 그 순간 순간마다 본 내 모습에서 내 친구는 매번 똑같은 나를 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나는 변해버린 나를 어슴프레 알거든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게 큰 의미가 없고 크게 신경쓸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남에게 보이는 내 이미지는 알고 고칠 것은 고치고 무시할 것은 무시하는게 맞다고 생각을 해오고 살았기에 지금도 그렇습니다
사실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궁금한 것 보다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 혹시라도 내가 제일 경멸하는 척을 하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앞섭니다
정작 나는 소심하고 낯을 가리고 나서기를 싫어 하는 성격의 소유자인데 제 마음 한 구석 어디엔가 숨어있는 옳지 않은 일이나 나든 남이든 나랑 상관이 있든 없든 억울한 일을 격거나 억압적인 힘이든 권력이든 돈이든 강제로 누르고 몰고가는 부당한 일을 보면 참지를 못하고 끝장을 볼때까지 물고 놓지를 않는 성격 때문에 본의든 타의든 남의 앞에 자주 나서게 되었고 또 그것이 일부분인 내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내 모습 전체로 보이고 또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나 다운 것으로 여기는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하기 때문 이지요
그렇기에 더 조심하고 나서지 않으려 하며 살고 있는데 혹시나 지금도 오지랖 넘게 나서서 척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시간이 점점 지나고 보니 말 입니다
나는 남들이 생각하는게 다가 아니고 일부분인데 다라 생각하는게 부담도 되고 또 순간적 이었지만 부담보다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정말 나를 알고는 하는 말일까 하고 말 이지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 해보니 그 말 뜻을 조금은 알 것도 이해 할 것도 같습니다
10대 20대 때 친구가 너 답다라고 한 말과 시간이 흘러 사회생활 하면서 직장 선후배 내주변의 지인들에게서 들은 너 답다라는 말 속에는 일부분 일지라도 나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가 오랜 세월 처음과 같이 다 변해도 변하지 않는 중심을 잡고 지켜온 내 모습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비록 바른생활 사나이가 아니라 비겁할 때도 있고 못본척 비켜 갈 때도 있지만 결국엔 비굴하지 않고 남들 앞에 나서지 못할지라도 굴복하지 않고 언제나 참고 인내할 줄 알며 때가 되면 불의에 당당하고 할 말 다 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그리고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실천하며 살겠다는 마음으로...
적어도 철들고 나서 철들기 전의 나를 버리고 독한 마음으로 새로운 나를 받아들일려는 마음으로...
아버지의 자식으로서도 한 여자의 당신으로서도 두 딸들의 아버지로서도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는 마음으로...
누군가 했던 말 처럼 잘 살지는 못하고 못 살아도 좋으니 품을줄 알고 배려할줄도 아는 사람이 되어 못나게 살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한번 맘 먹으면 죽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보고야 말겠다는 그리고 책임질 줄 알고 인정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지고 독하게 살아오고 살아 온 것 처럼 처음과 같은 모습과 생각과 행동하는 모습이 변하지 않고 처음과 똑 같는 것을 인정해 주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입니다
이게 정말 나 답게 사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차제하고 너 답다라는 말을 듣지 못했을지라도
나 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값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 그림을 보시는 분들께도 권 합니다
나 답게 사는게 무엇일까요?
어른들이 하시는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옛 말들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고 믿고 있기에 더욱 새롭게 다가오고 생각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변하면 죽을 날 받아 놨다고 옛 어른들이 하시던 말이 기억 납니다
해서 저는 죽을 때까지 변하고 싶지 않습니다
난 그냥 언제나 처음과 끝이 같은 나 답게 사는 그런 자유인이고 싶습니다
2017-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