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탈없이 왔으면 됐다
매년 그렇지만 올해는 이상하게 더 보고싶네요
요즘 간간이 지난 노트속 메모를 추려 옮기다보니 그때는 아마 이런 마음으로 말하며 적었겠구나 하는 생각이들고 재미있어 말미에 흉내내 붙여 봅니다
들풀들이 스러진 농로길 다리 밑을 지나
실로암 연못 반기는 하루 옆
빛바랜 십자고상 무채색이 덤덤한
그런 하루해
오솔길 너머 들리는 바람소리
언제나 혼자이듯 투정어린 심술을 부리듯
철없는 산새들 날아드는
긴 하루를 걸으며 마른 눈에 눈물을 닦는 하루해
무얼 그리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바보
검벅이는 눈속에 아롱진 하늘 담아
사무침이 너무 긴
짧은 하루 깊은 한숨으로 그리움을 달래는 하루해
이제야 무릎꿇고 두손모아 우는 시원찮은 모지리
소리죽여 어깨춤을 추어도 마땅치않아
한스러움마저 긴 조막만한 가슴
아직도 환히 웃는 모습보고 후회스런 하루해
왔냐
죄송해요 아버지
큰탈없이 왔으면 됐다
산속 오솔길 너머 아버지 찾아가는 먼 길 하루해
2017-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