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도 회사원이 된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 8

by 바보


직장에서 살아남기 여덟번째 얘기 입니다

오늘은 슬픈 돈키호테가 되어 보려 합니다


돈키호테가 결혼해서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이상 속에서 살던 돈키호테가 현실로 돌아와 자기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싼초도 없이.....

이상이 아닌 빵이 필요한 세상을 사는 돈키호테를

세르반테스도 이해할 겁니다. 회사원 돈키호테를..


직장에서 내 첫 업무는 관재 담당 이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회사가 커지는 속도가 관리 속도를 추월해

생산 우선의 회사가 되다보니

돈키호테식 업무 추진 없이

재산 관리는 불가능 해 보였습니다

난감 했습니다

그리고 길은 두가지 였습니다

한가지는 그냥 설렁설렁 휘적이며

월급이나 받으면서 눈 감고 사는 것과

확실히 치고 들어가

주어진 기회를 살려서

승부를 내는 것 뿐 이었습니다


뭐가 됐는지 간에

다 살려는 것이고 방법만 다른 것 이지만

한가지는 눈치보며 눈치 밥으로 사는 것과

다른 한가지는

남 보다는 약간은 나쁜 사람으로 더불어 사는 회사원이 되는 것 이었지요

먼저번 글에서 말한 것 처럼

밥으로 살면 언젠가는 잡혀 먹을 것이고,

적당히 나쁜 사람으로 사는게

내 밥그릇을 지킬 수 있고,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면

적당히 나쁜 사람을 택하는게 맞았습니다

돈키호테도 빵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현실에 돈키호테도 직장인을 선택한 것 이지요....

또 그게 맞는 것 이었고요


생산부 소속 공무과에서

각 종 대장을 얻어 현황을 파악 하려고 해도

쉽지 않더라고요...

뭐가 그리 구린지 말 입니다

밥 그릇 싸움 때문이겠지요,

파워 게임 말 입니다


석 달간은 무조건 본사 현장에서만 살았습니다

그 석달간은 뭔지도 모르지만

수십 차례 기계 사진과 위치를 그렸고,

그리고 현장 작업자들과

얼굴도 텄습니다

그리곤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부장님 현장용 선풍기를 구입 해서

오후에 들어 오는데 과별로 지급하고

소모공구 대장에 확인 받고자 합니다.

가공과 부터 교체 하실거죠?'

'대장이 있어?

공무과에서 만든건가?'

'아닙니다.

제가 반장들 협조 아래 만든 겁니다'


선풍기가 들어오자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건 당연지사고요. 가공과 반장은 믿고 기다리다

뒷 통수 제대로 한 방 터지니

분통 터져 난리고...

좌우간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반장들끼리 선풍기 가지고

쌈박질이 벌어졌습니다


조립과 조과장, 생산1과 신과장은 사무실로

몰려와 난리가 난 것은 당연하고요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사무실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생산 이사님과 유부장님 승인 사항 입니다.

소리 그만 치십시요.

임원 분들 업무 보시고 계십니다'

'뭐야, 너 신입이지, 뭘 알고 지랄이야?

새끼야 우리 회사는 지금 생산이 우선 인걸 몰라?'

'뭐요?'

'관리부랍시고 책상 머리 앉아서 지랄들 떨지마, 현장도 모르면서 까불지들 마.

쪼끄만 새끼들이.....'

뭔가가 확 날아왔습니다.

들고있던 도면을 나와 심과장 쪽으로 던진 겁니다


순간 나는 동키호테로 돌아갔습니다


'뭐, 쪼끄만 새끼들. 지금 뭐가 잘못 된 건데?

그래, 관리부는 다 쪼끄맣다

그럼 생산부 큰 새끼들은 지 부서 기계 위치나 정확히 알기는 알아, 선풍기는 몇 댄지 알아?

나는 쪼꼬마도 그건 아는데 큰 새끼들 알라고 쎄 빠지게 대장 만든거야.....

그리고 새끼가 뭐야 새끼가

나도 집에가면 존경받는 가장이야, 가장'


그리고 도면을 주워

조과장 앞에 다가가 놓으며

사무실 안에 다 들리도록

더 큰 소리로 말 했습니다


'내가 장부상 생산부

선풍기가 현재 재고 대로 없으면

죽어도 나 혼자 안 죽을테니

선풍기 숫자나 확인 하세요. 과장님들'

언제 나오셔서 보시고 계셨는지 모르지만

이사님 전무님 사장님께서 보이자

그날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결과가 궁금 하시죠?

이사님한테는 깡패란 별명을,

전무님 한테는 돈키호테란 별명을,

사장님 한테는 전산실을 신설해

전산 요원을 채용하고

모든 업무를 전산화 하신다는

선물을 얻었습니다.

물론 나는 전사 자산에 대해 데이터화 하는 임무와,

나를 지원 할 여직원도 함께 말 입니다


근데요

돈키호테는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돈키호테에게는 지켜야 할게 생겼거든요

돈키호테의 이상 보다는 빵이 없이는 살 수 없는 현실 속에 있고

그 속에서 더불어 살아야 하니까요....

무튼

현실로 돌아온 돈키호테는 사직서 대신

생산부를 찾아가 여러 과장님들과 부장님께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적에서 우군이 된 많은

지원군을 얻은 회사원이 되었고요.....


이글을 읽는 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요? 저는 돈키호테에서 적당히 나쁜 직장인을 택했고 그 선택을 지금도 크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나 대신 담판 짓고 온 아내가

안 스러운 저녁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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