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처럼 쌓여 날 반기는 빨간의자
제게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벌써 40년이 훌적 넘은 친구입니다
나하고는 다릅니다, 많이
그러나 딱 한가지는 같습니다
글쓰는겁니다
그래서 친구가 되었고 40년동안 서로가 극과극인 글쓰는 이야기를 지금도 서로에게 합니다
서로에게는 극과극인 자기 생각을 들어주기만해도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술을 마시는지 글을 마시는지 모르니까요 ㅎ
저도 한젓가락하는 똘기가 적지않은 사람인데 제 친구는 제가 따라갈수 없는 천재적 아이디어가 번쩍이는 진짜 글쓰고 그림그리는 설계사에다가 멋진 낭만 글쟁이 친구입니다
그 친구를 만나 글이야기를 하다 친구 말에서 반짝하는게 있어 그려봅니다
빨간의자의 한숨을 식혀주는 밤공기가 고맙다
하루해를 머무르다 아스팔트에 자빠져버린
노란 불빛이 하늘의 별을 찾지만 없다
설레는 별은 수도없이 많아도 내 별은 없다
언제였나
까만 구두코 반짝이며 빨강 넥타이
선물상자 리본처럼 포장한 내 청춘의 첫걸음
파란 형광등 연기처럼 내 마음에 스며
멍들어갔던 소같은 눈망울
회색빛 건물밖 빨간의자가 되어버린걸 모른다
그때였나
저기보이는 피카소 게르니카 섯갈리는 바람타고
못박힌 검지 손가락 놀리는 휘파람 소리
운명처럼 다가온 연필 한자루에 꿈을 꺽은건
베토벤 차이코프스키도 모르는 비창
켜켜이 쌓여가는 빨간의자의 버린 꿈들은 말이없다
시간도 쌓이면 말이 없다는걸 이제야 안다
이게뭐지
있는데 보이지않는 별같은 내 마음이 서럽다
보이는건 노란 불빛이 반사된 까망 아스팔트 옆
나이테처럼 쌓여 날 반기는 빨간의자
바보같이 층층이 쌓아온 철없는 생의 조각들
추억인지 미련인지 원망인지모를
옛날 이야기 듣는이 없는게 그게 더 슬퍼진다
앉을이 없는 그런 그리움이 슬퍼진다
2017-11-25
* 이미지의 출처는 나 그리고 네이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