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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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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Dec 04. 2017

기미

어떤 그리움이 끼어서 그런가봐요


저녁식사 전 쌓여있는 접시 물때에 접시를 놓치고 예전에 읽었던 어느 시인의 시중에서 물때라는 시어가 아른거려 나도 따라 그려보네요

아쉽게도 어느 시인인지 기억이 없고요 ㅎ

기억이 바보같습니다





쌓여있는 접시들은 하얀 달같아요

까만 밤하늘 노란달도 같아요

꽃도 피었어요

담쟁이 덩쿨사이 춥지도 않은지 꽃이 피었어요

추을텐데 바보같아요

손을뻗어

혹시라도 깨질까 살큼 잡아보아요

얼래! 미끄러워요

분명 세수를해서 매끈했는데 미끄러워요

까만 밤하늘 달님 얼굴 어느곳에 숨어 피운

어떤 그리움이 끼어서 그런가봐요

보이는 꽃들은 넘 이쁜데

접시 뒤에 물때가 기미처럼 몰래 끼었나봐요

노란달 얼굴너머 보일수없는 그리움도 있나봐요

삶의 그림자같은 그리움이 그런가봐요

갑자기 거울을 한번 보고 싶어요

접시처럼 변치않는 꽃도 살아있을까

혹시 기미닮은 꽃이 피진 않았을까하고 말이예요

아마 

세월의 꽃은 조금은 찌글어지고 주름졌을지 몰라도

아직은 노란 달일꺼에요

기미같은 그리움이 악성종양처럼 한창일지 몰라도

언제나 하얀 달일거예요

그치만 그냥 깨끗이 씼어보려해요

비록 기미낀 그리움이 주근깨가 안될지 몰라도

조금 아주 좀만 더 뒤엔 어떨지 몰라서 말이예요

바보같더라도 말이예요




                                     2017-12-01 기계실에서


* 모든 이미지 출처는 다음과 네이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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