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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Jan 27. 2018

국수 한그릇

아버지는 언제나 그리움인가보다





빌딩들 사이 좁은 골목길

차댈 땅 덩어리는 딱 콧구멍 두개

궁두리 지지는 온돌방

니자리 내자리 없는 이북 어른 많은 육수집

함경도 함흥군 어은리 어촌마을

아버지 두고온 고향 국수 먹으려면 가는 집

안자른 질긴 국수보다 명태 고명 먹는 집

국수집에 고향사람 왔다고 창란 명란 주는 집

노란 주전자 참기름 설탕 잔뜩 있던 집

분명 여기 어디껜데

시간을 더듬어 국수보다 아버지를 찾는다


잊고살던 국수 한그릇

희미해진 기억속 아버지가 고향처럼 찾던

궁두리는 뜨거운데 웃풍드는 방안

알아듣지 못하던 아버지 사투리 들을수 있던

강원도 속초시 함흥마을 한쪽 끝 그대로

국수위에 명태도 질긴국수도 그대로

따스한 국물 한주전자 찬 국물 한주전자 그대로

한결같은 심심함도 그대로

구수하다 못해 숭늉같은 육수도 그대로

분명 그대로 같은데

시간속에 추억이된 아버지 국수만 있다


구수한 육수 기본 한주전자를 따라해본다

따스한 이밥 한공기 비볐지만

창란 명란은 이제 간장새우가 되었다

아버지의 이북 사투리는 강원도 사투리가 되었다

감자는 만두가되어 아이들은 신나지만

어릴적 육수 먹던 나는 볼 수가 없다

그 많던 아바이들을 이제는 볼 수가 없다

언제나 복주머니 내편 가짜 고모도 이젠 없다

아이들이 기억하는 할아버지는 더이상 곁에 없다

국수 한그릇

아버지는 언제나 그리움 맞나보다



                                 2018-01-16  속초 냉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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