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떠난 그곳에선 어쩌면 행복할지도 몰라
나이 육십에 멀정하던 아주머니는 조기 치매를 앓아 혼자 헤메인다 합니다
자식들이 찾을 곳이 그나마 성당이라 다행입니다
보름달이 이뻐야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워 바라보는 생면부지
내가 왜 먹먹한지 모르겠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모질게 두드리던 바람은 어디에 갔을까
갑자의 세월동안 느낌없던 늦겨울 달밤
떨어지는 별들은 눈물이되고
검정 하늘 노란 달이
저리 슬퍼 보인다는걸 몰랐는지 모른다
잊고 살았던 슬픈 감성이야 평생 없었겠느냐만은
맑은날 흐르는 비처럼
고개드는 애처로운 마음은 무엇이 변했으랴
왜 갑자기
건너편 불켜진 형광등 마저 슬프게 울고
슬픈 눈으로 밤하늘 자기 별을 찾는지도 모른다
혼자 눈물이 되었을까
겨울 하늘에 십자가 하나
평생 자기를 잊고 살아온 이름모를 별이되어
놓아버린 사랑 하나 먼 여행을 떠난 곳 어디
겨우 요기서 저기
갈길잃은 그리움은 좁은 마당을 넓게 헤메인다
오늘 당신은 한줄기 바람처럼
왔다가는 작은 별이 되었는지도 몰라
표정없는 얼굴 슬픈 눈에 어린 사연은
잊고 싶은 기억일지는 몰라도
그래도 잊을 수 없어
가슴에 묻어버린 퉁명스런 자식의 얼굴이 되어버려
찾은 곳은 겨우 여기 한 곳 성당 앞마당 성모님
그래서 밤하늘 둥근 보름달이 그리 슬픈가보다
아치 둥근 가로등 불 빛 유난히 밝은 오늘
지은 죄 많아
수없이 조아린 머리가 유난히 슬픈 오늘
팔장 낀 아들 손은 무겁기만 한데
바라보는 주름진 눈의 미소가 내눈엔 슬퍼도
여행떠난 그곳에선 어쩌면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눈 높이 내린 성모님 사랑아래
울고 있어도 미소를 지으며 두손 벌릴수 있는
잊어버린 길속을 헤메어도
미소지을 자식새끼 기다릴 수 있는 곳이 있어
꺼져가는 행복한 감성에 불을 지펴
그냥 행복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기 멀리
밤하늘 보름달이 오늘 유난히 밝은지 몰라
2018-03-02 늦은 밤 성당 앞 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