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어느 슬픈 조우

추억에게 추억을 씁니다

by 바보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 한 토막을 보고

씁쓸한 웃음이 입가를 스쳤습니다

세상에는 참 종류는 다르지만 비슷한 일들도 많구나 했습니다


중학교 동창인

백인 여판사와 절도범이 된 흑인 남자가

법정에서 조우 한 겁니다

세월은 흘러도 추억은 남는다고

단박에 여 판사는

43년 세월 속 추억의 얼굴을 찾아냈고 물었죠

어느 중학교 졸업한 누구 아니냐?

절도범은 판사 얼굴에서 희미한 추억 속

소녀를 보고 소리 치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왜 울었을까요?

그냥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의 소년 소녀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추억 속에 만났지만

살아온 환경이 어떻든, 사회가 어떻든 간에

흘러간 세월은 돌릴 수 없고 추억으로만 남아있고

이 추억 속의 조우 또한 추억 속에 묻어야 겠지요

다만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게

부럽습니다!!!


'여기가 경일 기계 맞습니까?'

'아저씨 앞에 사무실 가셔서 접수 하고

송장 가져오세요'

'안산가는 기산데요 송장 가지러 왔습니다'

'여기 인적 사항 적고 기다리세요'

'혹시 배*고등학교 졸업 안하셨어요?'

돌아본 순간 시간이 멈췄습니다

43년전 추억이 거기에 서서

날 쳐다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글쎄


숨길 필요도 없었지만,

사실 반갑기만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색하고 슬픈 조우 였습니다

창피하고 쪽 팔려서가 절대 아닙니다

똑 같은 교복에 똑 같은 까까 머리로

이새끼 저새끼 하며 같이 공부하고

도시락 같이 까 먹으며 벌서던 추억이

하나는 사장으로, 하나는 운전기사로 공장에서 만난 겁니다, 아주 우연히...


그 날 나는 추억이 권하는 공장 지입 차도,

공장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도 정중히 거절하고 문을 나섰습니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한 순간 그렇게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지만 그게 옳은 것 같았습니다

헤어진지 거반 40년을 잊고 지내다 만난 추억에게 의지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랬습니다


뉴스에서 처럼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살아온 삶을 되 돌아 볼 나이는 아직 아니지만

그렇게 후회스런 삶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퇴사 후 사업 한답시고 망해서 쪽박은 찾지만

나름 넘에게 손 안 벌리고 잼지게 살고 있었으니까요


이 또한 지나면 추억이 되겠죠

그럼 그 때 추억 속에 묻은 슬픈 조우의 추억을

다시 꺼내 보렵니다


반갑고 가슴시린 짧은 추억과의 조우였지만

잠시동안 행복 했습니다

반가웠다 친구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뒤에 내가 다시

친구를 찾을께

너무 늦지않게 웃으며 다시 찾을께...


지금은 친구야!

나 다쳐서 병원이야... 곧 다시 볼 수 있을거야

얼른 나아서 연락할께...

보고 싶네


-한달이 지나고 있는 또 다른 지겨운 하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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