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빡빡이가 유행이란다
겨우살이 한 화분들을 봄 소풍 보내는 날
얘네들은 좋아 죽지만 옮기려니 바퀴없는 대형 화분들은 너무 무거워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이놈들 멋을 부리네요
그치만 가차없이 전지작업
그래야 더 건강하고 이뻐지는걸 모르고 투정을 부리네요
어릴적 우리애들이랑 똑같이 말이지요
애들이 봄소풍을 간다
겨우내 탁탁한 공기 먹으며 백일기도
너만 새내기냐 나도 새내기다
성질부리며 치솟는 여린 잎새들
봄바람 햇빛 나들이에 동백이 열 받아
뚜껑 열린 민머리 멀리 보내고 마실을 나왔다
이리오너라
샤방샤방 빛나리 사랑질
죽어라 무거운 화분 서로 잘난척
너만 잘났냐 나도 잘났다
약올리는 잎새 주둥이 삐죽 내밀고
니 무겁지 내 무겁나 지들 마실 준비만
따스한 봄 햇빛속 동백이 열 받았다
애들은 저리가거라
애들이 낮을 가린다
봄바람에 머리돌린 잎새는 복고스타일
지질까 볶을까 수줍은 전지 새단장
연분홍 동백이 은근 열 받았다
봄소풍 수다도 좋고 이뻐도 너무 이쁜 너희들
가위든 아저씨 앞에선 까불지마라
봄에는 빡빡이가 유행이란다
2019-3-7 화분 전지작업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