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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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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Mar 08. 2019

동백이 열 받았다

지금은 빡빡이가 유행이란다


겨우살이 한 화분들을 봄 소풍 보내는 날

얘네들은 좋아 죽지만 옮기려니 바퀴없는 대형 화분들은 너무 무거워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이놈들 멋을 부리네요

그치만 가차없이 전지작업

그래야 더 건강하고 이뻐지는걸 모르고 투정을 부리네요

 어릴적 우리애들이랑 똑같이 말이지요

새순을 보면서 왜 동자스님이 생각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미지는 다음과 네이버입니다



애들이 봄소풍을 간다

겨우내 탁탁한 공기 먹으며 백일기도

너만 새내기냐 나도 새내기다

성질부리며 치솟는 여린 잎새들

봄바람 햇빛 나들이에 동백이 열 받아

뚜껑 열린 민머리 멀리 보내고 마실을 나왔다

이리오너라


샤방샤방 빛나리 사랑질

죽어라 무거운 화분 서로 잘난척

너만 잘났냐 나도 잘났다

약올리는 잎새 주둥이 삐죽 내밀고

니 무겁지 내 무겁나 지들 마실 준비만

따스한 봄 햇빛속 동백이 열 받았다

애들은 저리가거라


애들이 낮을 가린다

봄바람에 머리돌린 잎새는 복고스타일

지질까 볶을까 수줍은 전지 새단장

연분홍 동백이 은근 열 받았다

봄소풍 수다도 좋고 이뻐도 너무 이쁜 너희들

가위든 아저씨 앞에선 까불지마라

봄에는 빡빡이가 유행이란다



                     2019-3-7 화분 전지작업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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