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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Mar 16. 2020

바람부는 날

태평스레 하늘을 보라허네


바람이 차겁습니다

코로나때문에 꽃샘 추위도 1층 로비에서 제대로 맞이 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맞이하는 사람들 쌀쌀 맞은 예민보스들의 굳은 회색 얼굴이 가끔 아주 가끔씩 넉넉한 미소 눈웃음에 미친듯 스며드는 황소바람도 잊고 하늘을 보게 해줍니다

고맙고 따스한 바람같은 미소입니다




바람이 방향을 잃었나

비가 올지도 모르지만 바람 하나가 오셨네

후두둑 후두둑 빗소리를 닮은 척

창문 두드리며 미친척하는 새를 닮아 슬퍼 보이네


심술난 바람은 말을 잃었나

의자에 웅크린 시간 밀어낸 객 바람으로 오셨네

고양이 앞에 쥐처럼 덤비듯 센 척

길고 흰 이빨을 드러내는 미소가 왠지 떠는것 같네


먼저 온 바람 하나가 떠났나

뭔가 할일을 찾은 시간은 불을 피워 언 몸 녹이네

이바람 잦아들면 커튼 걷은 봄날인 척

남은 바람은 통조림 황도 달달한 초를 피웠네


무뎌진 낭만 바람이 가재미  흘겼나

예민해진 하루 살갑게 바뀐 오후 미소를 부르네

어둔 밤 횃불들어 신호 보내는 동무인 척

곧 떠나갈 바람은 태평스레 하늘을 보라허네



           2020-3-16  출입자 통제하는 1층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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